올들어 신한류를 앞세워 주식시장에 불어온 엔터주 열풍이 갈수록 기세를 올리며 달아오를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 기대주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의 코스닥 시장 상장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의 산업화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최근 YG엔터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달 26일 이후로 전날까지 에스엠 주식 60만6422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3.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주가도 2.70% 올라 코스닥 시장 주가 상승률(1.50%)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소녀시대'의 에스엠vs'2NE1'의 YG엔터…"기관, 둘다 좋다"
에스엠 주가가 올들어 세 배 이상 급등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이같은 에스엠의 인기는 최고의 한류 콘텐츠 생산기지로, 일본 유럽 뿐 아니라 미국 남미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지난 3분기부터 에스엠의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방신기에 이어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가 일본 시장에 가세했고 수익 기여도가 높은 일본 콘서트가 2010년 12월부터 재개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에스엠의 매출액은 299억8400만원, 영업이익 69억39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각각 44.82%와 59.19% 증가했다. 이는 대우증권 예상 매출액 243억원과 영업이익 53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6월 SM타운 파리 공연에 이어 지난달 뉴욕 공연 등을 통해 4분기에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를 뛰어넘는 에스엠의 음악 콘텐츠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에스엠 기업 가치에 대한 새로운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YG엔터도 기관투자가들의 열렬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YG엔터는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기관배정 물량 65만6482주 중 1억9231만주의 신청 수량이 몰려 무려 292.9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기관은 더 많은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7만원이 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YG엔터의 공모가는 3만4000원으로 기존 공모가 상단(2만8800원) 대비 18%를 초과했다.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YG엔터의 공모가 3만4000원은 2011년과 2012년 주가수익비율(PER) 13.8배, 6.8배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상장 후 이 주식은 인기리에 거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에스엠의 최근 주가가 2011년과 2012년 PER 44.1배, 15.9배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할 때 공모가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가 실적 가이던스 기준으로 제시한 YG엔터의 상장 후 예상주가 6만5000원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253억원이다. 이 주가는 2010~2012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3016원에 PER 21.6배를 적용한 값이다.

그는 "적용 PER은 에스엠 대비 20% 할인한 수치"라며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라인업과 해외활동 등을 고려하면 할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K-POP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 등으로 인해 할인율이 축소되면 7만3000원까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소녀시대'의 에스엠vs'2NE1'의 YG엔터…"기관, 둘다 좋다"
1998년에 설립된 YG엔터는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씨가 대표 프로듀서를 담당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다. 이 회사는 아이돌보다 음악성 위주의 뮤지션들을 육성하면서 ‘에스엠’, ‘JYP’ 등과 함께 국내 3대 메이저 기획사로 성장했다. 현재 ‘빅뱅’, ‘2NE1’등 뮤지션과 구혜선 등 탤런트 및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다. 앨범출하량 기준으로 점유율은 24.2%로 에스엠(31.9%)에 이어 업계 2위다. 주 수익원은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음반·음원 판매(25.0%), 공연수익(28.0%) 등이다.

2008~2010년에 매출액은 연평균 55.5%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173% 급증했다. 이는 2006년에 데뷔한 남성 5인조 그룹 ‘빅뱅’의 인기가 2009년부터 본 궤도에 오르면서 외형과 이익성장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빅뱅’의 매출비중은 52%이며 멤버들의 솔로활동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하는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산했다. 2009년에 데뷔한 ‘2NE1’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다만 수익창출능력은 아직 빅뱅의 40% 수준인데 2012년에는 7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이 증권사는 전망했다.

YG엔터의 상장으로 엔터테인먼트의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어서 엔터주들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운용사 매니저는 "엔터테인먼트의 산업화에 대한 의구심으로 에스엠을 편입하지 못한 사이 주가가 크게 올라버렸다"며 "에스엠을 제대로 편입하지 못한 기관들이 YG엔터에 더욱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커지면서 양사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YG엔터는 이날과 15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일반인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대우증권이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