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가 떴다…엔터株 '2차 랠리' 시동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조정장을 주가 '레벨업(level-up)' 기회로 삼았던 에스엠 등 엔터테인먼트(ET)주들이 다시 상승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번에는 에스엠과 함께 업계의 '빅2'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증시 입성이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YG는 최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때 배정물량 대비 신청경쟁률(292 대 1),공모가(3만4000원) 등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높은 공모가로 혹독한 데뷔전을 치른 골프존 사례 등을 들며 주가 전망을 반신반의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밴드왜건(편승)효과 얼마나 갈까

오는 23일 상장 예정인 YG엔터가 높은 공모가를 받았다는 소식으로 에스엠 등 ET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에스엠은 11일 4.80%(2350원) 오른 5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JYP엔터는 5.32%(410원) 상승했고,SK텔레콤 계열의 음반 및 온라인 음원유통업체인 로엔은 8.96% 급등했다.

예당 IHQ를 포함한 ET 관련주들이 3일 만에 동반 상승한 것은 높은 공모가로 상장될 YG엔터의 밴드왜건 효과 덕분이다. 하지만 소속 연예인의 인기와 신곡 흥행 여부에 일희일비하는 ET주의 특성상 이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유진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ET주들이 단기간 급등해 투자 기회를 놓친 기관투자가들이 YG엔터 등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스엠은 올 추정 실적을 바탕으로 한 PER(주가수익비율)이 44.09배에 달한다. 로엔과 IHQ는 16.31배와 22.33배다. 예당과 JYP엔터 등은 올해 적자 탈피가 당면과제다.

◆"ET주에도 등급이 있다"

코스닥 입성을 코앞에 둔 YG엔터는 에스엠에 이어 국내 가요시장 2위 회사다. 공인 음악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가요시장 앨범 출하량에서 YG엔터는 점유율 24.2%(32만5746만장)로 에스엠(37.9% · 50만9211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JYP엔터(15.3%) 등과는 격차가 크다. 우리투자증권은 YG엔터의 내년 매출액이 올해 대비 47% 늘어난 1100억원,순이익은 84% 증가한 2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YG엔터 전체 매출의 73%가 빅뱅에 집중되는 등 특정 소속 가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9월 빅뱅의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입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올 연말로 예정됐던 그의 솔로 앨범과 'GD&TOP'의 일본 음반 발매가 연기되면서 인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대해 YG엔터 측은 "내년 상반기 중 20세 이하의 걸그룹,하반기에는 보이그룹을 데뷔시킬 예정이어서 매출처는 점점 다각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태/임근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