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수능 점수가 변별력을 갖지 못해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에서는 상위권 학생이라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수시에서는 논술이,정시모집에서는 내신성적을 포함한 학교생활기록부가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가채점을 끝낸 입시 전문가들은 남아있는 수시모집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것을 수험생들에게 조언했다. 올해부터 수시모집 미등록자 충원이 실시돼 가뜩이나 정시 선발 인원이 줄어드는 데다 수능의 변별력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은 어느 대학이 어떻게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지 비교 · 분석한 뒤 유불리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과 모집 단위마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영역과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손 전무는 "뽑는 인원도 줄어드는 정시에서는 수능 점수를 잘 받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들은 남은 수시모집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2일부터 전국 98개 대학이 수시2차 원서접수에 들어간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되고,수시에서 승부를 보고 싶다면 논술과 면접 · 구술고사 등 남아 있는 대학별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빠른 판단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소장은 "우선 가채점을 정확히 한 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정시모집에 합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정시 지원이 어렵다고 여겨지면 과감히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에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가장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된 수리'가'형을 잘 본 자연계 수험생들은 정시를 노려볼 만하다. 가채점 결과 이 영역은 변별력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수리'가'형은 워낙 어려웠던 작년에 비해 쉽게 나온 덕분에 등급 구분 점수(등급 커트라인)는 올라가겠지만 지수함수를 이용한 30번 문제 등 난해한 문제들이 있어 최상위권 학생들 중에도 만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