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고객들 몰래 수백억원의 이자(예탁증거금)를 편취해왔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11일 금융투자협회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증권사들이 선물거래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탁증거금 이자인 약 40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상 관련 규정에서 용어상 오해가 생겨 발생한 혼란일 뿐"이라며 "게다가 예탁금 이용료의 지급 여부도 증권사의 자율에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번에 해석상 오해를 불러온 용어는 바로 '위탁증거금'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그동안 '위탁증거금'이란 용어를 다르게 정의해왔다는 얘기다.
금투협 "증권사가 위탁증거금 이자 편취한 것 아니야"


따라서 '일반투자자로부터 받은 선물관련 위탁증거금(거래대금의 15%, KOSPI200 기준) 중 현금위탁증거금(위탁증거금의 3분의1)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감사원의 지적사항도 사실상 오해라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융투자협회 규정에서 적용되는 현금위탁증거금은 종전부터 위탁증거금 중 대용증권을 제외한 투자자가 예탁한 현금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여전히 협회와 업계에서는 현금위탁증거금을 위탁증거금 중 대용증권을 제외한 현금부분으로 해석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투협과 한국거래소 관련 규정에서 동일한 현금위탁증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해석상 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투자자와 금융투자회사가 규정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규정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