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구단주 돈줄은 '배신 그리고 정경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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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신흥갑부 '올리가르히', 65억弗 소송서 드러난 '부정축재'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로만 아브라모비치를 상대로 제기한 65억달러 규모 지분반환 소송으로 그들과 러시아 실권자 간의 '크리샤(정치적 유착관계를 뜻하는 러시아 은어)'가 공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러시아 신흥재벌을 뜻하는 올리가르히의 대부(代父)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석유 · 언론재벌이 됐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비난한 '괘씸죄'를 얻어 2000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푸틴의 후광을 업고 국영 석유기업을 인수한 재벌로 잉글랜드 유명 프로축구 구단인 첼시를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때 석유기업 시브네프트를 함께 운영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 베레조프스키가 푸틴에게 숙청당한 것을 본 아브라모비치는 재빨리 베레조프스키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베레조프스키가 소유하고 있던 시브네프트와 알루미늄 회사 루살의 지분을 13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대해 베레조프스키는" 강압에 의해 지분을 넘겼다"며 65억달러 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아브라모비치는 13억달러는 베레조프스키와의 불편한 유착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는 내 자유를 사려고 한 것이지 베레조프스키의 재산에 눈독을 들인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FT는 "아브라모비치가 자신의 스승인 베레조프스키를 그가 부를 쌓은 수법으로 뒤통수친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65억달러는 영국 법정에서 개인 간 소송 규모로는 사상 최고액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