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발렌타인데이 매출 눌렀다"
11월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온라인몰에서 과자 매출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데이(day) 마케팅'의 양대 산맥으로 불려왔던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에 비해 빼빼로데이는 시선을 끌지 못했다. 빼빼로데이는 ‘기업들의 상술 마케팅’이라는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선물에 대한 가격적인 부담이 적은데다 대부분이 데이 마케팅이 커플을 타깃으로 한 것과 달리 초등학생부터 중년층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옥션이 올해 빼빼로데이를 맞아 최근 일주일 동안 과자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1% 급증했다. 심지어 빼빼로데이의 과자매출은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의 과자매출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옥션에서는 같은 기간 과자매출이 올 초 발렌타인데이 시즌과 비교해 39% 증가했다. 화이트데이 보다는 무려 82% 높은 수준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다양한 맛과 사이즈의 빼빼로형 과자로, 특히 대량으로 묶어진 1만원대 상품이 인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형, 꽃다발 등 다른 선물 아이템과 과자가 함께 세트로 준비된 상품들이 인기를 모았으나, 올해는 고물가 여파 때문인지 빼빼로데이도 실속형 상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순수 과자상품으로만 구성된 제품들이 인기를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만들어서 선물하는 ‘DIY빼빼로세트’도 전년대비 45%나 증가했다. ‘DIY빼빼로세트(4만원대)’는 수제 초콜릿 및 빼빼로형 과자를 만들 수 있는 모든 재료와 기구가 세트로 구성된 DIY상품이다. 빼빼로처럼 길다란 형태를 가진 가래떡, 소시지도 덩달아 특수를 누렸다.

고현실 옥션 식품팀장은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는 올해만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지만, 다른 기념일에 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념일로 인식되면서 과자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고물가 시대에 고가의 선물이 아닌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과자 가격이어서 대중적인 이벤트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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