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고심 끝에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10일 이사회를 열어 격론을 벌인 끝에 하이닉스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인수의향서를 매각 주관사인 CS(크레디트스위스)증권에 제출했다.

다른 기업들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 하이닉스 매각 구도는 SK텔레콤의 단독 응찰로 굳어졌다. 채권단은 11일 SK텔레콤이 제출한 인수 제안가격을 검토한 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SK텔레콤 이사회는 이날 △인수가격 적정성 △인수 시점 타당성 △반도체 경기 전망 등을 놓고 일부 사외이사들이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SK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도 적잖은 논란을 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신사업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하이닉스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집행이사들의 의지에 따라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채권단은 9개 채권기관 보유 지분(구주) 15% 가운데 7.5%(4425만주)와 신주 14%(1억185만주)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최저 매입가격을 3조3000억원가량으로 정했다. SK텔레콤은 이 금액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문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채권단에서 정한 최저 입찰가격 이상을 써냈다"며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좌동욱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