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이 프리젠테이션의 '달인'이었던 스티브 잡스에 대해 "부끄럼을 매우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엘리엇 전 부사장은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테크플러스 2011'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초 영면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엘리엇은 "그는 사실 부끄럼을 대단히 많이 탔고 대중 앞에서 하는 연설도 아주 싫어해 유명한 '스탠포드대 연설'도 겨우 하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에 따르면 잡스는 1985년께 뉴욕의 한 식당에서 엘리엇과 식사를 함께 하던 중 유명 연예인이 들어오자 "제이, 제이 저기로 가서 사인 좀 받아 줘"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잡스 당신이 사인을 직접 받아 와야하기도 하지만 실은 저 연예인이 사인을 여기로 받으러 와야하는 거야"라고 말했지만 잡스는 재차 사인을 받아와 달라고 졸랐다는 것.
이어 "아시다시피 잡스가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 연예인은 영화 음악을 담당하던 연예인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잡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엘리엇은 "그는 훌륭한 혁신가였다. 나는 그의 인재 사랑, 조직 문화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보인 점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잡스는 에디슨처럼 특허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기 보다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을 인간화시킨 데 장점이 있다"며 "그를 이을 혁신가는 현재로선 어떤 산업 분야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그의 단점은 본인이 하는 애플의 일에만 집중해서 개인적인 일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는 "잡스는 타인이 제품이나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나 수익에 대한 것 보다는 '내가 사용자라면 어떤 제품을 만들지'를 고민했다"며 "한국뿐 아니라 다른나라 기업 CEO도 이런 점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잡스의 리더십을 배우려면 자기 제품의 최고 사용자가 돼야 하고 그 제품을 사랑해야한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함께 지난 20여년간 제품 개발과 인재 채용, 조직 문화 , 브랜딩 등 애플의 전반적인 경영에 참여한 인물로 왼손잡이인 잡스가 '나의 왼팔'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믿고 기댄 멘토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