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매니지먼트] 교세라, 20명 넘으면 조직 분할…全사원이 경영자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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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에마쓰 지히로 교수의 '교토식 경영'
수평적 분업·오너 경영 강점, 독보적 기술로 한 제품에 집중…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꿋꿋'
수평적 분업·오너 경영 강점, 독보적 기술로 한 제품에 집중…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꿋꿋'
글로벌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위기에 강한 일본전산(NIDEC)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 교토(京都)기업들의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등 과거 일본 경제발전을 앞서 이끌던 대기업 그룹들은 조금씩 쇠퇴 조짐을 보이는 반면 교토 기업들은 한층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토식 경영' 전문가인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경제학 · 사진)는 교토 기업의 강점으로 △수평적 분업구조와 △오너십 경영을 꼽았다. 스에마쓰 교수는 "대부분의 일본 부품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수직 계열화돼 있지만 교토 기업은 계열화를 처음부터 거부하고 전 세계 모든 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거래하는 수평적 구조를 택했다"고 말했다.
또 "오너 경영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스에마쓰 교수가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지난 1~3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강연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토식 경영의 위기극복 비결을 소개한다.
◆하나의 특화기술로 승부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식 기업의 공통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교토 기업은 대체로 △대기업 그룹의 계열화를 거부하면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고 △최종 소비재 생산에 집착하지 않고 하나의 특화된 기술에 집중하며 △전 세계 모든 기업과 개방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 교토 기업인 일본전산은 구동장치 제품에만 집중,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이 회사는 전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스핀들모터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전산은 인수 · 합병(M&A)에 나설 때도 본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분야로 국한했다.
기업을 인수한 후엔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했고 인력조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의식 개혁을 시작으로 치밀한 경영합리화 절차를 밟았다. '능력의 차이는 5배의 차이를 낳지만,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이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지론인 까닭이다.
세라믹소재 부품 생산업체인 무라타제작소도 독자적인 제품이 경영의 첫 번째 원칙이다. 이 회사는 전 세계 세라믹필터와 세라믹발진자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자랑한다. 타사가 흉내낼 수 없는 제품과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는 목표를 철저히 추구한 덕분이다. 무라타제작소 역시 인사관리에 있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회사와 본사 간의 인력 이동이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자립과 자율을 중시하는 경영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는 자립과 자율을 중시하면서 도쿄를 넘어서려는 의지가 강한 곳"이라며 "기업 경영에도 이런 정신이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세라믹 전자부품 업체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도입한 '아메바 경영'은 이런 특성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는 회사 전체를 최대 20명 이하의 소규모 조직으로 분할해 운영했다. 아메바 경영은 조직 실적을 관리하기 쉬우며 모든 사원이 경영자 마인드를 가지고 행동하게 만든다고 이나모리 회장은 봤다. '작은 공장의 사장이 됐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야 한다'는 교세라의 방침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교토식 기업은 플랫폼을 활용한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출신의 아오키 사다오 전 사장이 1960년 창업한 MK택시는 저렴한 택시비,운전사의 정중한 매너 등으로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MK택시는 이후 '모든 택시를 휴대전화로 부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에 따라 3억엔을 들여 일본 최대 규모의 위성항법장치(GPS)를 구축하고 이를 모든 차량에 탑재, 고객이 원하는 곳에 배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오키 전 사장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한 번 투자가 이뤄지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 택시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 스에마쓰 지히로 교수는
교토 기업의 특징을 체계화해 2002년 '교토식 경영'이란 말을 처음 썼다. 도쿄공대 전자제어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앤드컴퍼니재팬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후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의 사례를 연구해 '교토식 경영'(2008)이란 책을 펴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교토식 경영' 전문가인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경제학 · 사진)는 교토 기업의 강점으로 △수평적 분업구조와 △오너십 경영을 꼽았다. 스에마쓰 교수는 "대부분의 일본 부품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수직 계열화돼 있지만 교토 기업은 계열화를 처음부터 거부하고 전 세계 모든 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거래하는 수평적 구조를 택했다"고 말했다.
또 "오너 경영은 리스크를 감수하며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스에마쓰 교수가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지난 1~3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강연한 내용을 중심으로 교토식 경영의 위기극복 비결을 소개한다.
◆하나의 특화기술로 승부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식 기업의 공통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다. 교토 기업은 대체로 △대기업 그룹의 계열화를 거부하면서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고 △최종 소비재 생산에 집착하지 않고 하나의 특화된 기술에 집중하며 △전 세계 모든 기업과 개방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 교토 기업인 일본전산은 구동장치 제품에만 집중,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섰다. 이 회사는 전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스핀들모터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전산은 인수 · 합병(M&A)에 나설 때도 본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분야로 국한했다.
기업을 인수한 후엔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했고 인력조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의식 개혁을 시작으로 치밀한 경영합리화 절차를 밟았다. '능력의 차이는 5배의 차이를 낳지만,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차이를 낳는다'는 것이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의 지론인 까닭이다.
세라믹소재 부품 생산업체인 무라타제작소도 독자적인 제품이 경영의 첫 번째 원칙이다. 이 회사는 전 세계 세라믹필터와 세라믹발진자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자랑한다. 타사가 흉내낼 수 없는 제품과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는 목표를 철저히 추구한 덕분이다. 무라타제작소 역시 인사관리에 있어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회사와 본사 간의 인력 이동이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자립과 자율을 중시하는 경영
스에마쓰 교수는 "교토는 자립과 자율을 중시하면서 도쿄를 넘어서려는 의지가 강한 곳"이라며 "기업 경영에도 이런 정신이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세라믹 전자부품 업체인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 도입한 '아메바 경영'은 이런 특성을 반영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그는 회사 전체를 최대 20명 이하의 소규모 조직으로 분할해 운영했다. 아메바 경영은 조직 실적을 관리하기 쉬우며 모든 사원이 경영자 마인드를 가지고 행동하게 만든다고 이나모리 회장은 봤다. '작은 공장의 사장이 됐다는 사명감으로 일해야 한다'는 교세라의 방침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다.
교토식 기업은 플랫폼을 활용한 전략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출신의 아오키 사다오 전 사장이 1960년 창업한 MK택시는 저렴한 택시비,운전사의 정중한 매너 등으로 먼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MK택시는 이후 '모든 택시를 휴대전화로 부를 수 있게 한다'는 방침에 따라 3억엔을 들여 일본 최대 규모의 위성항법장치(GPS)를 구축하고 이를 모든 차량에 탑재, 고객이 원하는 곳에 배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아오키 전 사장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한 번 투자가 이뤄지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 택시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 스에마쓰 지히로 교수는
교토 기업의 특징을 체계화해 2002년 '교토식 경영'이란 말을 처음 썼다. 도쿄공대 전자제어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앤드컴퍼니재팬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후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의 사례를 연구해 '교토식 경영'(2008)이란 책을 펴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