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사진)은 정치권에 논란거리로 등장한 '버핏세(부유세)'에 대해 "이제는 우리 사회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7일 말했다. 당 지도부의 일원인 정 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버핏세 추진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정 소장은 "보수는 탐욕스럽고,이기적이고,책임을 안 진다는 이미지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며 "보수를 지키는 것은 보수파가 해야 할 일로,버핏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 등 다른 선진국들은 이런 의견이 나오면 부자들이 반기는데 왜 우리나라는 과민반응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부유세 도입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미국도 경제 호황기에는 소득 최고 구간의 소득세율은 80~90%였으나 레이건 정부 이후 30%대로 내려와 지금은 소득 불균형이 엄청나게 심해졌다"며 "소비는 부자가 아니라 중산층이 주도하는 것으로 중산층이 무너지면 불황으로 간다"고 했다. 이어 "중산층이 강해져야 하는데,부유세는 양극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와 이주영 정책위 의장 등 당 지도부와 정책통 의원들이 버핏세 도입에 대해 "지도부의 의견이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는 데다 민주당도 부정적이어서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정 소장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40대 표심을 잡는 방안으로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로 금리 주택자금 지원'을 제안했다. 정 소장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고 있으며 이들은 주택 대출금리 5%도 비싸다고 한다"며 "따라서 금리를 2%로 낮추고 세액공제 등을 통해 사실상 '제로 금리'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김재후/도병욱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