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김진표 '한ㆍ미 FTA 동병상련'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렵사리 합의안을 만들었으나 민주당이 이를 뒤집으면서 당 안팎에서 협공을 받는 처지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두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어가는 이유다.

황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당 일각으로부터 "야당에 너무 쉽게 모든 걸 양보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조금씩 단계적으로 양보함으로써 한나라당이 할 만큼 했다는 여론을 부각시켰어야 했는데 모든 패를 다 보여주는 바람에 여론전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막판까지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여당이 많은 걸 양보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렸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너무 야당에 끌려다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원내대표는 "야당이 또 거절하거나 도저히 안 될 것을 다시 제안한다면 우리는 국민한테 호소할 수밖에 없다"면서 "민주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비준안 처리시 '여 · 야 · 정 합의안'을 넣을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합의는 별도의 문제"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도 수척해졌다. 협상을 통한 타협을 중시하는 김 원내대표는 난감하다. 그는 매번 어렵사리 협상안을 마련했으나 당 내 강경파의 반대에 가로막혀 무산되기 일쑤였다. 여 · 야 · 정 협상안도 마찬가지다. 재재협상 대상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를 둘러싼 여야 견해차가 워낙 커 타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뭐하러 협상안에 동의했느냐는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