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찡꼬 대부, 전재산 2조원 환원…재일동포 한창우 마루한 회장
재일동포 기업가 한창우 마루한 회장(80 · 사진)이 4일 "내가 번 돈을 다 내놓고 가겠다"며 모든 재산을 한국과 일본 양국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회장은 이날 "지금은 밝힐 수 없지만 내 재산은 한 · 일 양국의 우호 발전과 각종 사회봉사에 쓰일 것임을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일본 빠찡꼬 대부인 그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2009년 일본 부호 순위에서 재산 1320억엔(1조9100억원)으로 22위에 올랐다.

1931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한 회장은 16세 때인 1947년 가난에서 벗어나려 일본행 밀항선에 올랐다. 결핵으로 몇 번이나 쓰러지며 가까스로 호세이대 경제학부를 졸업했지만 '조센징' 청년에게 취업은 쉽지 않았다. 일본에 먼저 간 친척의 도움으로 미네야마의 한 빠찡꼬장에서 시작한 아르바이트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자신이 일하던 빠찡꼬장이 과당 경쟁으로 부도 위기를 맞자 그는 이를 인수했고 이는 '마루한'의 모태가 됐다. 현재 마루한은 시장 점유율 70%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빠찡꼬의 성공을 바탕으로 푸드서비스업 청소용역업 광고업 건축업 보험업 은행업에 차례로 진출해 연간 30조원의 매출을 내는 일본 30대 그룹의 반열에 올라섰다.

한 회장은 "돈을 버는 기술보다는 돈을 쓰는 예술에 집중해 여생을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