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계실 때 실패를 경험하라"
천년 장수기업을 꿈꾸는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행사에서는'기업 승계학''2세 처세학' 논의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는 행사를 앞두고 창업 2세대 10여명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가업승계를 완료한 선배 경영인 네 명은 후배들에게 원활한 가업승계를 위해 다섯 가지를 당부했다. △아버지 생전에 실패를 경험하라 △무조건 현장으로 달려가 기술부터 익혀라 △원가를 줄일 수 있는 기술 확보에 진력하라 △업종의 핵심 경쟁력에 집중하라 △가업승계 선배들을 자주 만나라는 것이다.

피혁 가공업체인 삼덕상공의 김권기 대표는 "기업활동은 수많은 실패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대가 일선에 있을 때 최대한 많은 도전과 실패를 통해 경영에 대한 감(感)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대가 이 같은 기회를 주지 않을 경우 "몰래라도 자기 사업을 해 볼 것"을 주문했다.

강상훈 동양종합식품 대표는 후배들에게 무조건 현장으로 달려갈 것을 당부했다. 강 대표는 "경영의 노하우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 있지 않으면 직원들과 소통할 수도,조직을 장악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발전기 제조업체인 성산의 권찬용 대표는 "경쟁 기업을 압도할 수 있는 기술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구 ·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마라"고 기술 우위론을 피력했다. 김 대표등 선배 참석자들은 "장수기업의 오너들은 가업승계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선배들이고 후배들의 눈빛만 봐도 무슨 고민인지 알 수 있다"면서 "천년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진심을 가지고 이런 선배들을 자주 찾아보는 성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