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금융위기 직후 대규모로 발행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물량 부담이 2년7개월여 만에 마무리되고 있다. 기아차 BW를 샀던 현대차는 2000억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내에 기아차 주식 303만2760주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신주를 받고 나면 기아차의 신주 발행 예정 물량은 240만주로 줄어든다. 기아차 BW는 그동안 주가가 권리행사가격(6880원)보다 줄곧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투자자와 기업 모두 윈윈(win-win)한 대표적 사례가 됐다. 특히 올해까지 신주인수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10배 안팎의 수익을 거두는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발행 당시 6500원 선이던 기아차 주가는 실적개선에 힘입어 꾸준히 올랐고 올해 초에는 6만원을 돌파했다.

현대차는 대규모 이익을 남겼다. 이번에 받는 303만2760주는 28일 종가인 7만2600원을 기준으로 2201억원어치다. 2009년 당시 BW 투자액이 2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평가 차익만 2000억원에 달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