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무디스， 피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등 주요 국제 신용등급 평가업체에 대한 유럽연합(EU) 차원의 직접 규제가 시작됐다．

지난 31일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EU 27개 회원국 역내에 지점을 두고 영업 중인 주요 국제 신용등급 평가업체들이 이날까지 ESMA에 모두 등록했으며， 11월 1일부터 이들에 대한 감독업무가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스테벤 마이요르 ESMA 청장은 “유럽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더 높인 건전한 신용등급 평가 시장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요르 청장은 “이런 업체들을 감독해 금융시장이 잘 기능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평가등급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설립된 ESMA는 회원국 금융감독 기관 간의 의견을 조정하고 초단타 매매 금지 등의 현안 관련 대책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와 관련한 신용등급업체들의 ‘횡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는 ESMA가 직접 업체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토록 결정했다．

ESMA는 앞으로 신용등급 평가업체들의 소유구조， 운영체제， 등급평가 과정의 적절성과 투명성， 이해상충 문제를 다루는 방식 등 운영 전반을 주기적으로 조사한다． 이를 통해 EU는 신용등급 평가업체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ESMA의 직원은 65명에 불과해 프랑스(400명), 영국(4000명) 등 개별 국가 감독기관에 비해 단출하다． 그러나 EU 집행위가 금융산업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고 ESMA도 관련 사업을 넓히고 있어 내년 말까지 직원이 1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은 2007년부터 신용등급 평가업체들에 대한 공식 인증 제도를 시작했고 현재 10개 업체가 인증 대상이다．

미 의회는 이어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의 일환으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용등급 평가업체들에 대한 감독을 맡겼다． SEC는 지난 9월 발행한 첫 보고서에서 이들 업체들의 운영체제와 내부통제 방식에 문제가 있고 사후 공표된 평가 방법을 지키지 않는 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