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다시 밀려든 유럽 불안감에 급락 마감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6.10포인트(2.26%) 내린 1만1955.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1.79포인트(2.47%) 하락한 1253.30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52.74포인트(1.93%) 떨어진 2684.41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유럽 사태의 여파로 미국 투자 증권사가 파산 신청을 한 점과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투자증권사인 MF글로벌은 이날 오전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MF글로벌은 지난 주 유럽 국채 투자에 따른 막대한 분기손실로 지난주 주가가 70%가까이 폭락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이날 새벽까지 자산을 인터렉티브 브로커스 그룹(IBG)에 매각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협상이 무산되면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MF글로벌은 유럽 국채 투자 손실로 막대한 적자가 발생했고, 25일 실적 발표 이후에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로 강등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를 지난 5월 발표한 2%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내년 전망치도 기존 2%에서 1.3%로 수정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도 2.6%에서 1.7%로 낮아졌고, 내년은 3.1%에서 1.8%로 조정됐다.

제프리 사우트 레이몬드 제임스앤 어소시에이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유럽 문제 해결에 대한 의구심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면서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해 미온적이 태도를 보인 점도 증시에는 부정적이었다. 오스트리아를 방문중인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유럽이 재정위기를 해소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중국이 유로존의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럽 불안이 시장에 다시 드리워지면서 증시에서는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뱅크오브어메리카는 7.07% 폭락했고, JP모건체이스(-5.3%), 씨티그룹(-7.5%), 모건스탠리(-8.5%), 골드만삭스(-5.5%) 등이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 대비 0.13달러(0.14%) 내린 배럴당 93.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값도 내렸다. 12월물 금은 온스당 22.00달러(1.26%) 떨어진 1725.20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