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하는 스포츠] 현대오일뱅크, CEO의 축구열정 ‘K리그’  흥행 돌풍

현대오일뱅크는 작년 8월 현대중공업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모기업인 울산현대축구단의 유니폼 스폰서로 참여한 데 이어 올해는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현대프로축구연맹과 협약을 맺고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이란 타이틀을 사용하게 됐다. 올해 정규리그와 챔피언십의 A보드 광고 및 90도 시스템 광고,경기장 내외 프로모션 등 다양한 광고·홍보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30억원 선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권오갑 사장의 뜻이 반영됐다. 권 사장의 축구사랑은 각별하다. 1990년대부터 1997년까지 울산대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울산대,울산과학대, 현대중·고등학교, 현대청운중, 현대정보과학고 등에 축구부를 창단하는 일을 주도했던 것은 물론 2004년엔 울산 현대축구단 단장을 맡았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울산 현대프로축구단과 실업축구 현대미포조선, 현대코끼리씨름단을 통합한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권 사장은 경영전략에도 축구를 응용하는 등 축구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9월 충남 대산공장에서 열린 제2고도화 설비 준공식에서도 “박지성이 뛸때와 뛰지 않을 때 경기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며 “혼자서 15골을 넣을 수 있을 만큼 우수한 인재가 많이 들어와야 현대오일뱅크의 발전도 그만큼 빨라진다”며 축구를 빗대 기념사를 하기도 했다.

○서산에서 처음 열린 프로축구

지난 5월 충남 서산에서는 프로축구 경기가 처음으로 열렸다. 서산종합운동장이 건립된 이래 처음으로, 울산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 간 프로축구 경기가 지역 주민들에게 선을 보였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관중석 1만9000여석은 모두 매진됐고 서산시는 종합운동장 인근 현대파워텍 주차장을 관람객들의 예비주차장으로 마련해야만 했다. 경기장 내외의 질서 유지를 위해 경찰과 자율방범대, 해병전우회, 현대오일뱅크 직원 및 경호원 등 300여명이 배치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일 경기장을 찾는 모두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기아차 모닝과 에어컨, TV, 주유권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었다.

충남 서산에서 K리그 축구경기가 열린 것은 현대오일뱅크 측의 제안 덕택이었다. 현재 충남에는 프로 축구팀이 없어 지역 주민들이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권 사장은 프로축구 저변 확대와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프로축구연맹측에 이 같은 제안을 했다. 현대중공업 소속의 울산 현대가 홈경기를 서산에서 개최하는 데 합의하고, 원정팀 제주가 이를 수락하면서 서산에서의 프로축구 경기가 성사됐다. 회사 관계자는 “서산시 전체가 축구를 보기 위에 움직일 정도로 열광적인 이벤트였다”며 “지역주민은 물론 서산에 근무하는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의 자긍심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축구마케팅으로 홍보효과도 쏙쏙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면서 가시적인 성과로 얻고 있다. 우선 모든 K리그 중계방송에 사명을 노출시킴으로써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또 모기업 프로축구팀인 울산 현대축구단의 유니폼 스폰서로도 나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빌 때마다 회사의 이미지를 직·간접 노출시키는 등 홍보 시너지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광고와 프로모션을 통해 K리그가 열리는 전국 축구장에 현대오일뱅크 엠블렘과 로고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본업인 주유소 마케팅에도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유소를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K리그 전 경기(246 경기)에 50여명을 무료로 초대하는 혜택을 주고 주유 고객들에게 할인권을 배포하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프로축구와 관련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기획할 예정”이라며 “프로축구와 현대오일뱅크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