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고본 MIT 교수 "한국, 인플레이션 해결책 찾아야"
[한경속보]“한국은 물가상승률이 꽤 높지만 상승압력이 빨리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반면 경제성장률은 3%대로 둔화되고 있죠.지금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만약 이 상황이 앞으로 6개월 동안 지속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대상국에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로베르토 리고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28일 “한국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도구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정부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을 주의깊게 살펴보면서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리고본 교수는 미국계 금융회사인 ‘스테이트 스트리트’와의 공동 연구로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통계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물가상승률 지표는 자료 수집에서 발표까지 한달 가량 걸리는데 비해, 이 시스템은 온라인을 통해 500만개 품목에 대한 가격 정보를 수집해 3일 이내에 인플레이션 지수를 계산해낸다.매일 이 같은 작업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인플레이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한국은 현재 데이터 축적 단계에 있어 실시간 인플레이션 지수 서비스는 1년~1년6개월 뒤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통한 조사 결과, 브라질, 호주, 캐나다, 중국은 성장률 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리고본 교수는 이들 국가는 향후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반면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는 물가 상승 압력은 굉장히 천천히 줄어들고 있는데 성장률 둔화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