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서울 대학로 출현
지난 29일 저녁 서울 대학로 소극장 SH아트홀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혼신을 다하는 연기에 음악팬들은 환호했다. 10,20대는 물론 40,50대 중년 관객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몸을 흔들며 그의 열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유진박은 29일에 이어 30일 오후 음악팬을 찾아간다. 이틀간 일정으로 대학로 소극장 SH아트홀에서 열리는 ‘유진박 콘서트 노스탤지어’는 한국 실정에 익숙치 않아 최근 수년 동안 험한 세파에 시달려온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의 ‘화려한 컴백’을 알리는 새로운 무대였다.

유진박이 소극장 콘서트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를 사랑해준 음악팬들과 보다 가까운 소통을 하고 그간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큰 무대가 아닌 작은 소극장을 선택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소극장 콘서트를 기획한 엄덕영 감독(47)은 “지난 10년 동안 반주음악 위주로 연주했던 것은 유진박의 재능이나 관심을 배제한 전 소속사의 잘못” 이라며 “이제 유진박은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 갈 것”이라며 그의 변신을 선언했다.

유진박은 소극장 콘서트에서 새로 제작된 미니앨범 수록곡 전곡과 가을에 어울리는 재즈, 록 등 다양한 음악을 선보였다. 특히 연주 중간중간 본인이 직접 노래를 불러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거워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유진박의 백밴드 퍼플트리, 25현 가야금 연주자 임상민, 황혜진 그리고 테너 김정훈 등이 참여했다.

이날 콘서트에 가족과 함께 온 박미선 씨(47)는 “실제로 콘서트에 와보니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실감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 면서 “지난 몇 년간 전 매니저와의 잘못된 만남으로 경제적으로 고생도 많이 한 만큼 이젠 제자리를 찾아 훌륭한 음악팬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음악을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출신인 유진박은 8살에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입학한 음악 수재다. 지난 1996년 KBS ‘열린음악회’를 통해 국내 활동을 시작한 뒤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롭고 파격적인 앨범을 선보이며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각종 콘서트로 분주했던 유진박은 2년 전 지방의 이름 없는 행사장을 전전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그의 팬과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네티즌들은 “소속사가 강제로 행사스케줄을 소화시키고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의 연락도 차단하고 있다”며 신고를 한 적이 있다.

미국을 떠나 고국인 한국시장에서 한 때 빛을 봤던 유진박이 소극장 콘서트를 계기로 다시 훌륭한 음악가로 부활하길 기대해 본다.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