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단기간 230포인트 이상 급등
- 정책 모멘텀 소멸 단계, 보수적 접근 바람직


유럽발(發) 재정위기 재부각 등으로 잠시 주춤거리던 코스피지수가 강한 맷집을 과시하며 또다시 19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증시전문가들은 반등 탄력이 둔화되는 속도조절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향후 증시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영증권은 27일 현재의 코스피 상승은 기술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술적으로는 현 시점부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증권사 임태근 연구원은 "반등 목표치를 1900선으로 설정했는데 이미 이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이번 반등에서 현금 비중을 늘리며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유럽은 내부의 쉽지 않은 협의를 신용평가사와 같은 외부 여건을 조정해 해결할 생각마저 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약함은 유럽 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편 기술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을 선행하고 있는 유통 업종 내 주도주인 월마트가 장기 박스권 상단에서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며 "유통업종 인덱스의 다이버전스(Divergence)는 시장의 반전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제 코스피가 기술적으로는 하락 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여 현재 수준의 반등 이후에는 재차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임 연구원은 "최대 반등시 50% 수준인 1930선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며 "최근 반등에 따라 현금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도 이날 코스피지수의 상승 강도가 둔화되면서 1900 초반이 상단인 새로운 박스권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박승진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이달 초 대비 230포인트 가량 상승해 지난 9월 초 고점인 1900선 부근에 진입했고, 유럽 위기 해결안의 경우에도 많은 내용이 선제적으로 나와 당분간은 강력한 정책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주가는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한 후 다시 방향성을 타진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저점과 고점이 각각 1800 초반과 1900 초반으로 높아진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타이밍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실적 시즌에 초점을 두고, 업종별 시장 대응보다는 개별 기업 위주로 분할매매 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시점이란 조언이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 도전 기대가 여전하다며 주식비중을 유지하고 정보기술(IT), 자동차, 건설, 기계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 문제 해결과 경기 회복속도 둔화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가 깨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 도전 및 레벨업 기대가 유지되고 있다"며 "반등 랠리에서의 시세 견인력과 기술적 저항선까지의 상대적인 격차를 토대로 업종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대형 IT주와 자동차의 경우 강한 시세 주도력과 저항선 돌파가 병행되고 있어 압축적인 대응이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 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