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틀니 대신 임플란트  ‘노년의 미소가 아름다워’
지난해 국내 틀니 인구가 375만여명에 달했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추정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국내 노인 인구(656만명)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치아가 상실됐을 때 일반적으로 틀니를 떠올리게 된다. 손쉽게 시술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이 낮기 때문에 노년층 환자들에게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틀니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면서 반영구적이고 실제 치아와 비슷한 임플란트가 주목받고 있다.

데뷔한 지 40년이 넘은 코미디언 배일집 씨가 임플란트로 새 인생을 찾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배씨는 최근 함박웃음을 자주 짓는데 다시 찾은 ‘치아’ 덕분이라고 했다.

배씨는 지난 7년 동안 부분 틀니를 써왔다. ‘음식을 먹을 때 틀니가 빠지지는 않을까’ ‘연기하다 틀니 때문에 곤란하지 않을까’ 등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틀니를 하면 발음이 이상해지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연기를 하다 발음이 꼬이거나 샐 때가 많아 NG를 내는 일이 잦았다. 배씨는 치과를 찾아가 발음이 새지 않도록 틀니를 한쪽으로만 걸칠 수 있게 조정했다. 그러나 발음이 약간 좋아진 반면 씹는 힘은 더 약해졌다. 틀니를 한쪽으로만 사용하다 보니 힘이 약해져 음식을 씹을 때마다 빠지기 일쑤였다.

임플란트 시술 이후 틀니의 불편에서 벗어난 배씨는 임플란트 옹호론자가 됐다. “나이가 들수록 잘 웃고 잘 먹어야 하는데 치아가 없으면 이 모든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이젠 자신 있게 웃을 수 있어 전성기를 다시 찾은 기분입니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자리에 티타늄 등의 소재로 된 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덮어 자연 치아 원형의 모습을 갖추고 기능을 대신한다. 틀니보다 비용이 비싸고 치료 기간이 길긴 하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자연 치아와 비슷한 강도의 씹는 힘을 발휘할 수 있어 치아가 건강한 사람과 같은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틀니를 사용할 때보다 심리적으로도 안정돼 대인관계나 일상에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

임플란트를 선택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시술 의사의 숙련도’다. 임플란트는 다른 치과 치료보다 의료 기기의 의존도가 낮고 오랜 시간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므로 짧은 시간과 기간 안에 시술을 마무리할 수 있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강형모 룡플란트치과 왕십리점 원장은 “임플란트는 환자에게 체력적·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들은 잇몸 절개를 최소화한 최소침습 임플란트 등 노인 맞춤형 시술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치아는 우리 몸과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치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소화기관에 무리가 생길 수 있고, 의식적으로 씹기 편한 음식만 섭취하는 습관이 생겨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침 분비량이 감소해 입 안이 마르고 세균이 증가하면서 충치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 양치질 습관과 정기적인 스케일링, 검진이 중요하다.

박태영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