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열 올리고 조절하는 7가지 약재…한방 암치료  ‘3+4요법’ 주목
“병원에서의 치료 포기가 말기암 환자의 종착역이 돼서는 안 됩니다. 시한부 선고는 그동안의 임상적인 통계를 가지고 말하는 것일 뿐입니다. 사실 암환자가 몇 년 살 수 있는지는 의사도 잘 모르는 일이죠. 사람마다 유전자 구조가 다르고 항암제에 대한 반응도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방 암치료 전문한의원인 내편한한의원 이승환 원장(사진)의 지적이다. 사실 암은 ‘완치’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데 어떤 병보다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도 수년간의 힘든 투병 끝에 췌장암으로 사망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말기 암에 걸리면 대부분 죽는다. 아니 ‘죽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다. 그만큼 현대의학에서 말기 암은 죽음에 이르는 직행버스 혹은 KTX 수준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한의사들은 병원에서 포기한 환자들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내려고 애쓴다.

왜일까. 이 원장은 “한방에서 암을 보는 시각은 양방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양방이 암을 발암물질에 의해 형성된 인체의 국소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과 달리 한방에서는 면역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난 전신질환의 일종으로 본다는 것. 이 원장은 “환자가 끝까지 암과 싸워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찾아주고 길러주는 것이 한방 치료인데 환자 스스로 포기하면 정말 살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진다”며 “그래서 환자를 설득하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암의 발병 원인을 ‘양허음실(陽虛陰實)’이라고 말한다. ‘양의 기운 부족으로 몸이 냉해진다’는 뜻인데, 그러면 면역력이 떨어져 ‘암’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환자의 체온은 대체로 정상인보다 낮았다.

현대의학의 논리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말기 암 환자가 부쩍 수척해진 모습을 보이거나 항암치료를 받을 때 급격히 떨어진 체력으로 치료조차 어려운 경우를 보면 납득이 된다.

한방 암치료인 ‘3+4요법’은 몸의 체온, 즉 ‘심부열’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3+4요법’은 열을 올리는 강한 성질의 약재 3가지와 열을 조절하는 부드러운 약재 4가지를 단일 환 형태로 만들어 환자의 현재 상태와 통증 정도에 따라 섞어 처방하는 것을 말한다. 약재를 한데 모아 탕으로 끓여내는 방법과 달리 약재의 개성을 살리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3+4요법’에 쓰이는 7가지 약은 ‘칠묘단’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혹시 체온을 올리다보면 암세포를 더 키우는 것이 아닐까. 이승환 원장은 “절대 과학적이지도 한의학적이지도 않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암세포는 열 방출 능력이 떨어져서 국소적으로 적정 수준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면 암세포만 파괴하고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번 천번 생각해도 암은 대면하지 말고 어떻게든 예방하는 것이 최고다.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섭취하고 찬 음식을 멀리하는 습관은 필수다. 특히 아침 공복에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습관은 양기를 떨어뜨리고 몸을 차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