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가 지난 3분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 경기 둔화 우려와 중국 수요 약화로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이익 감소를 이유로 목표가를 내렸다.

지난 24일 호남석유는 지난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969억2600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10.0%, 전년동기 대비 63.9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연결 매출액은 4조1166억원, 당기순이익은 3142억2900만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4.9%, 103.6% 늘어난 수준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0% 증가해 예상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면서 "화학업종 내 가장 매력적인 회사"라고 진단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4018억원)에 부합했다"며 "폴리에스테르(PET) 원료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과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BD) 가격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4분기에는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세계 경기 둔화와 역내 중국 수요 약화 등으로 큰 폭의 실적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3.5% 감소한 224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0월 중 정기보수 실시에 따른 관련 기회비용(약 300억원)도 영업실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KTB투자증권은 이익 감소 추정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47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2926억원으로 26% 감소할 것"이라며 "9월 중순부터 부타디엔을 시작으로 PE, PP 스프레드가 둔화되고 최근에는 수급이 타이트했던 폴리에스터 체인(EG, PX) 마진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PMI가 반등하는 등 최종 수요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으나 선진국 경기 둔화 우려와 유가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재고를 축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선진국 수요는 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도 연말까지는 긴축 기조를 빠르게 완화하지 않을 전망이라 연말까지 더딘 업황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도 "최근 전반적인 제품시황 약세 속에 비수기에 진입한 MEG 및 부타디엔 가격약세, 정기보수 기간(10월10~11월10일)의 영향으로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약 3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1%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박 연구원은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약화되면서 단기적인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으나 2012년 실적 개선 기대는 여전히 유효해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가 정상화될 경우 PE·PP 등 범용 제품의 소비 확대가 두드러지게 되면 호남석유의 실적 개선폭이 업종내에서 가장 클 것이란 전망이다.

안 연구원도 "활발한 설비투자와 꾸준한 기업인수 등을 통한 성장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2012년 주가수익비율(PER)이 7.5배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시 매수 관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