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전도사'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 내정된 까닭은
'혁신 전도사'라 불리는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이 삼성서울병원 사장에 내정됐다.

25일 삼성은 윤 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 단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은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삼성서울병원이 개원 이래 17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전반적인 경영진단을 받았다'며 "또 한 번의 혁신을 통한 재도약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이 분야 전문가인 윤 사장을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1994년 개원 후 3무(보호자, 기다림, 촌지) 병원 추진을 비롯해 디지털 병원 구현, 낙후된 장례문화 개혁 등을 통해 국내 의료계의 변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공익재단인데다 병원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만큼 그룹이 계열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기 경영진단에서 항상 제외돼 왔다.

그러나 올해 6월 삼성테크윈 부정부패 사건이 터진 시기와 맞물려 개원 이래 처음으로 석달 여간 경영진단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경영진단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인사가 단행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경영진단을 받은 시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형병원 리베이트 조사 결과에서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등이 일부 연루됐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진단 결과가 나빴다라기 보다는 진단 결과, 강화해야할 부문·조정해야 할 부분 등을 점검한 것"이라며
"개원 당시 고유의 역할 이외에도 병원과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한 차원 더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사람을 임명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을 맡아 16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연구활동을수행했다. 특히 경영혁신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그룹 내 '혁신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윤 사장을 내정하면서 삼섬서울병원 내에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을 신설하고 단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 의료원과 계열사 사이에 협력을 통한 여러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런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윤 사장은 다양한 업무경험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역량을 통해 삼성의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바이오ㆍ헬스케어의 조기 사업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사장 후임으로는 정유성 삼성전자 부사장을 내정했다. 정 부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품질, 감사, 해외영업을 거쳐 인사팀장,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