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코지(메르켈과 사르코지의 합성어)가 유로존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독일 일간 한델스블라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던 프랑스와 독일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존 위기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2인3각'의 찰떡궁합을 선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 앞에 나란히 서서 유럽 위기 해결의 의지를 과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는 기사를 쓰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딸을 얻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테디베어(곰인형)를 선물하며 친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당초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지원,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역할 등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하지만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에 부정적이던 독일이 프랑스 등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를 승인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이날 회의에서 유럽기금을 은행으로 만들자는 주장을 포기했다.

한편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유로존 문제에 왈가왈부하지 말고 입 다물라(shut up)"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유럽 내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와 독자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 간 갈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