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차선 급변경해도 안정감 유지  vs  스포츠카 속도감까지 만끽
일본 하이브리드 신차의 격돌이 시작됐다. 혼다는 이달 초 스포츠 하이브리드카 ‘CR-Z’를 내놓았다. 앞서 도요타 렉서스는 지난 14일 2012년형 ‘렉서스 CT200h’를 출시했다.

모두 연비가 ℓ당 20를 훌쩍 넘는 고연비 모델이다. 고유가 시대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CT200h는 25.4/ℓ의 연비가 최대 장점이다.

디자인은 날렵하지도, 통통하지도 않은 기본적인 해치백 스타일이다.

2012년형은 사다리꼴 모양의 전면 스핀그릴을 강조해 박력있는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 산뜻한 컬러감을 입혀 여성 운전자들이 선호할 만하다.

[시승기] 차선 급변경해도 안정감 유지  vs  스포츠카 속도감까지 만끽
시승해본 ‘블루 메탈릭’ 컬러는 기존에 볼 수 없는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직접 운전해 보니 렉서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최고 출력 136마력.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속도가 붙었다. 도요타 ‘프리우스’보다 부드러움이 한수 위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11초대에 도달했다.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는 EV 모드는 최대 시속 45의 속도로 2 정도 배터리의 힘만으로 저속 주행이 가능하지만 운전하기엔 답답하게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해야 본래 성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도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이다.

옆에서 다가가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움직였다. 급격히 차선을 변경해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감을 유지했다. 다만 준중형에도 4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이다.
[시승기] 차선 급변경해도 안정감 유지  vs  스포츠카 속도감까지 만끽
혼다 CR-Z는 스포츠 쿠페에 하이브리드를 접목한 독특한 차다. 스포츠카의 속도감과 하이브리드의 고연비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탄생했다.

경제적인 스포츠카를 찾는 젊은층이나 주말 레저용 세컨드카가 필요한 중장년층이 많이 찾는다는 게 혼다 측의 설명이다.

디자인은 선호도가 극명히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부분은 날렵하고 꼬리가 뭉툭해 귀여워 보이지만 아담한 차체에 날카로운 옆선 때문에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내부는 다양한 색감을 사용해 화려하다.

크리스털 블루 색상의 조명이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 은은한 빛을 낸다.

[시승기] 차선 급변경해도 안정감 유지  vs  스포츠카 속도감까지 만끽
디지털 속도계와 아날로그 RPM 미터기를 조합한 대형 원 아이 미터를 중심으로 좌우에 배터리 잔량, 연료게이지, 순간연비 등을 막대 모양으로 표시해 놓았다.

성능은 최고 출력 114마력, 최대 토크 14.8·다. 노멀(Normal), 이콘(Econ), 스포츠(Sport) 모드 등 3가지 주행 모드가 있다.

연비 효율이 최대인 이콘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더니 앰비언트미터 배경에 붉은 조명이 켜졌다. 차체가 변신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가속력도 확연히 차이난다.

스포츠 모드는 한결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시속 150 정도까지는 큰 문제 없이 달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버거운 느낌이다. 거친 엔진소음은 개선해야 할 점이다. 패들 시프트에 의한 매뉴얼 주행이 가능하지만 스포츠카로서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노멀 모드로 주행시 공인연비는 ℓ당 20.6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5% 정도 떨어진다. 소형이지만 충분한 수납 공간은 레저용 차로 안성맞춤이다. 작은 크기의 여행용 가방 2개를 넣을 수 있고 칸막이를 접으면 대용량 여행 가방과 골프백도 수납할 수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