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가을] 외로움은 위대한 창조를 선물한다
지금 외로운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것 없다. 2006년 밀리언셀러 《배려》를 낸 한상복 씨의 말대로라면 말이다. 한씨는 외로움을 ‘출구가 막힌 열정’이라고 정의한다. 때론 사랑·성공·명분보다 더 큰 에너지를 주는 삶의 동기가 외로움이라고 말한다.《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라는 새책 제목대로다.

그는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결국은 외로움과 하나가 되라고 조언한다. “깊은 외로움 속으로 걸어들어가야 비로소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에게 의지하곤 하지만 결국에는 더 외로워질 뿐이라는 얘기다. 그는 자기만의 시간을 늘려가는 연습을 통해서만이 외로움을 희망의 기회이자 가능성을 발효시키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은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제각각의 얘기를 털어놓는 스타일로 전개되는데 차츰 인물과 스토리가 얽히고설키면서 흥미를 키워간다. 엄마에게 거부당한 딸, 암에 걸린 아내의 병상을 지키는 남편, 설 자리를 잃어버린 중년 가장 등 우리 일상의 뒷모습을 관찰하며 그들의 어깨에 무겁게 내려앉은 외로움을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면서 외로움과 절망에 빠진 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숙성시켜 가는지 찬찬히 보여준다. 소설과 비소설 형식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구성의 자기계발서인데 읽는 재미가 잘 된 소설 못지않다.

한씨는 “위대한 창조자들이 혹독한 외로움 속에서 얻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그들의 위대한 성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위대한 창조는 곧 외로움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위대한 영혼은 자신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으로부터 첫걸음을 내딛는다”며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얘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