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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창업·LS 도약 이끈 한국 산업화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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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화합중시…그룹 공동경영 터 닦아
    구자경 명예회장 등 汎LG家 애도

    지난 21일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은 LG가(家)의 대표적 창업 1세대 경영인이다. 큰형 고(故) 구인회 창업자를 도와 LG그룹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키워냈고,2003년 11월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구평회 E1 명예회장 등 형들과 함께 LS그룹을 출범시켜 재계 서열 13위 그룹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화합과 배려를 중시해온 고인의 품성은 LG그룹에서 LS그룹이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게 재계 인사들의 회고다. 3주 전 감기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까지도 서울 역삼동 아셈타워에 있는 사무실로 거의 매일 출근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구두회 명예회장을 보좌해 온 최경훈 예스코 부회장은 "본인에게 높은 기준을 적용해 늘 엄격하게 살아오셨지만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늘 부드럽게 대해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LS그룹 고위 관계자도 "고인은 본인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끝까지 경청하는 경영자였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서울아산병원 빈소를 찾은 고인의 조카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고인이 어떤 분이셨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애통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구 명예회장은 고인의 아들인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과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을 삼갔다.

    구 명예회장은 1970~1980년대 그룹의 성장기를 고인과 함께했다. 고인의 큰형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1969년 타계하자 고인은 구태회 명예회장,구평회 명예회장,구자경 명예회장과 그룹의 성장 축을 일구는 데 힘쏟았다. 이 시기 탄생한 기업들이 호남정유(현 GS칼텍스),금성반도체(현 하이닉스반도체),LS산전 등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2일부터 이틀 연속 장례식장을 찾아 늦은 밤까지 빈소에 머물며 애통한 심경을 표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그룹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한 고인의 별세에 충격을 받아 더욱 비통해했다"고 전했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장례식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오늘은 (사업 관련)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짧게 말하고 장례식장으로 들어갔다.

    고인은 1928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55년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1958년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3년 금성사(현 LG전자) 상무를 시작으로 LG그룹 1세대 경영인으로 발을 내디뎠다. 1986년까지는 LG그룹 내 전자 · 전선계열 회사에서,그 이후엔 정유 계열사에서 임원과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1995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범(汎)LG가로 분류되는 LG(전자),GS(정유),LS(전선),LIG(금융) 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쳤다. 기업 경영 외에도 다양한 사회 활동을 했다. 1970년대에 한국 독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1990년대에는 한국 중남미협회장을 맡아 국제 친선활동에 힘쏟았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고려대 교우회장을 역임했고,2000년 고려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와 2005년 일본 와세다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고인의 삶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2003년이다. 당시 구태회 명예회장,구평회 명예회장과 함께 LG그룹에서 LS그룹을 분리해 나왔다. 이들은 형제간 우애를 유지하면서 공동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덕분에 지난 8년간 LS그룹의 매출은 7조원대에서 20조원으로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3500억원에서 1조2000억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재계 순위도 15위에서 13위로 올라섰다.

    LS그룹에서는 창업세대인 이들 삼형제의 이름 가운데 글자를 따 '태평두'로 부른다. '태평두' 삼형제의 아들인 구자홍 L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전선 회장 등이 사촌간 공동 경영을 이끌고 있다.

    구자홍 회장과 구자열 회장은 집안을 대표해 이틀 내내 장례식장을 지켰다. 구자홍 회장은 빈소를 지키기 위해 24일 부산 LS산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일정까지 취소했다.

    빈소엔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허명수 GS건설 사장,허정수 GS네오텍 회장,구자원 LIG손보 명예회장 등 범LG가 CEO들과 재계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줄을 이었다. 김윤 삼양사 회장과 LS그룹 구자용 E1 회장의 사돈인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 등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한승수 전 국무총리,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 등도 조문했다.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 등 과거 LG그룹에서 몸담았던 기업인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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