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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팩 살리기…'합병 족쇄' 풀고 책임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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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비상장사 합병가액' 산출 자율화

    상장 22개중 2개만 합병…대부분 공모가 밑으로 추락
    기준 완화로 합병 매력 높여…보호예수 기간은 1년으로
    스팩 살리기…'합병 족쇄' 풀고 책임은 강화
    금융당국의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제도 개선안은 고사 위기에 처한 스팩을 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상장된 스팩의 주가는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비상장 기업과 합병에 성공한 스팩의 주가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스팩은 고사되고 말 것이라는 업계의 지적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강화하는 스팩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고사 상태 스팩 살리기 위한 '처방'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3월 대우증권스팩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상장된 스팩은 22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상장 기업과 합병한 스팩은 HMC투자증권과 신영증권 스팩 단 두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의 합병 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화신정공이 우회상장한 HMC투자증권 스팩은 지난 8월 중순 변경상장 뒤 37% 하락했다. 신영증권 스팩을 상장 통로로 활용한 알톤스포츠도 우회상장 두 달 만에 17% 떨어졌다.

    대부분 스팩은 합병 대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합병을 결의해도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치거나 거래소의 승인을 받지 못해 실패한 경우도 있다. 성장성이 큰 우량 비상장 기업이 스팩을 상장 통로로 고려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남은 20개 스팩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신한스팩1호는 공모가보다 15%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스팩을 살리기 위해 "업계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감독당국에 건의해왔다. 기업가치를 보다 유연하게 평가해야 비상장 기업이 스팩에 관심을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작년 11월 자본환원율이 기존 5%에서 1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 부분을'스팩의 족쇄'라고까지 비판했다. 자본환원율이 올라가면 기업가치는 낮아진다. 비상장 기업 주주 입장에선 합병 매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자율에 걸맞은 책임도 요구

    감독당국의 개선안은 자율과 그에 버금가는 책임 강화로 요약된다. 우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된 스팩 합병에 대해 자본환원율이 자율화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팩 합병이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선(先)공모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스팩의 특성을 감안해 합병가액 산출 방법을 적용할 때 예외를 인정해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팩 합병 때 반대 주주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가는 순자산가치 수준으로 올라간다. 현재 행사가는 최근 스팩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 주가가 공모가보다 크게 떨어져 있어,행사가는 실제 순자산가치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정해져 투자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스팩의 스폰서로 초기에 자본금을 대고 운용하는 역할을 하는 증권사의 보호예수 기간도 현행 6개월에서 1년으로 길어진다. 예외를 적용받은 합병가액과 일반 기준 적용 시 합병가액을 비교해 투자 판단의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이 밖에 거래소의 상장 심사 여건 완화와 신성장동력 기업 상장 특례,스팩가격 안정화 대책 등도 포함됐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이번 개선안을 반기고 있다. 박희재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기본적으로 스팩의 목적은 기업 인수 · 합병(M&A)인데,M&A에서 기업가치 평가를 정해놓고 하는 법은 없다"며 "스팩 자율화 조치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자본환원율

    비상장사의 미래 추정이익을 현재 가치로 전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할인율.자본환원율이 낮을수록 수익 가치가 높아지고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하는 비상장사에 유리하게 된다.

    서정환/안재광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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