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도 반한 '태양광 쓰레기통'
"쓰레기통 사업을 한다니까 '취업 안하고 무슨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며 온통 말리는 사람들뿐이었어요. 우린 '그깟 쓰레기통'으로 세상을 바꿀 겁니다. "

태양광 쓰레기통 '스마트 빈'으로 전국 창업공모전을 휩쓸고 있는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23 · 연세대 전기전자)는 "양산 이전 단계부터 독일의 쓰레기 수거업체와 국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구입 문의가 들어오는 등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대표를 비롯 이성구(25 · 고려대 경영 졸업) 이승재(24 · 서울대 화학생물공학) 구종현(21 · 서울대 경영) 권형석(24 · 연세대 경영) 윤준식(25 · 고려대 전자컴퓨터공학 석사) 씨 등으로 구성된 이큐브랩은 지난 7월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유럽-코리아 비즈니스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탄 팀으로,수상 직후 팀명과 당시 아이템 그대로 창업했다.

'스마트 빈'은 태양광을 동력으로 쓰레기 부피를 자동으로 줄여주고,여기에 정보기술(IT)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솔루션을 결합한 제품.쓰레기가 일정량 이상 차면 센서가 작동해 쓰레기통 상부에서 400㎏의 압력을 가하며 쓰레기 부피를 최대 5분의 1까지 압축하고,더 이상 압축이 안 될 정도로 쓰레기가 차면 빨간 불이 들어온다. 권 대표는 "표시된 쓰레기통만 수거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크게 줄고 탄소 절감 효과도 크다"며 "서울시내 5000여개 쓰레기통을 스마트 빈으로 바꿀 경우 나무 15만그루를 심은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큐브랩은 현재 완성된 시제품으로 지자체 대상 시범 사업을 준비 중이다.

권 대표는 "기술 · 디자인팀,기술개발팀,마케팅팀,재무팀,영업팀 등 부서를 꾸렸다"며 "부모 지원과 상금 · 후원금으로 1억원의 종잣돈을 마련했고,최근 충무로에 어엿한 사무실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품은 독산동의 한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추가 자금을 확보해 자체 생산 설비도 갖춰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신입사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몫은 한정돼 있지만 창업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며 "환경 · 에너지 분야에서 틈새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청년들에게 꿈을 주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