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주(株) 대장격인 안철수연구소가 두 개의 바람을 타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른 바 '안풍'(安風)이라는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실적까지 호조를 나타내면서 매기가 집중되고 있다.

21일 안철수연구소는 전날보다 7000원(8.75%) 상승한 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관련한 대선 테마 바람을 타고 지난 5일(종가 3만7600원)부터 전날(8만원)까지 11거래일 동안 110% 이상 급등했다.

아울러 '깜짝실적'에 가까운 실적 바람까지 겹치면서 주가는 이날 장중 8만7700원까지 오르며 52주신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안철수연구소의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 주가는 과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강신록 대신증권 인터넷·통신 팀장은 "앞으로 2년 동안 실적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정도로 성장성은 분명하다"면서도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 1176원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74배이고 실적 개선을 반영한 내년 EPS 2300원 기준으로도 37.6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현 주가는 펀더멘탈(내재가치)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 역시 "보안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고 안철수연구소가 시장 성장에 따라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안철수연구소를 성장성으로 분석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고 언급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30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 늘어난 229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663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각각 101억 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3분기 누적 대비 각각 44%, 82.6% 늘어난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최근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보안 사업을 강화하고 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것도 사업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며 "보안 업계 최대 성수기인 4분기에도 최근 출시한 50기가(G)급 방화벽 `트러스가드 1000P`를 필두로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이후 성장성을 고려한 안철수연구소의 적정 주가는 PER 18~20배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 연구원은 "일례로 외국인 투자자는 보유 비중을 4.5% 수준에서 지난 8월에 1.5%, 현재는 0.37%까지 줄였다"며 "실적과 성장성을 고려해 4만원 수준에서 대부분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