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화염에 휩싸였다. 재정지출 삭감을 위한 재정긴축안이 19일 의회에 상정되자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이틀간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의회는 20일 연금 삭감,공무원 감축,증세 등을 골자로 한 긴축안 투표를 실시했다. 긴축안이 통과되면 시위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시위는 수도 아테네,테살로니키,파트라,이라클리오스 등 주요 대도시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아테네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차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시위대와 맞섰다. AP통신은 일자리가 없는,분노한 젊은이들이 시위에 대거 동참했다고 전했다. 아테네에서는 후드티를 입고 복면을 쓴 젊은이들이 시위대가 해산한 저녁에도 경찰이 쳐놓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며 폭력 시위를 계속했다.

아테네 지자체 노조 대표인 니코스 아나스타소풀로스는 "긴축정책 때문에 1년 반 동안 쪼들리며 살았다"며 "이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제2의 도시인 테살로니키에서는 시위대가 문을 연 가게 10곳과 은행 5곳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들은 가게 유리창을 깨거나 은행 현금인출기를 털어갔다. 경찰은 그리스 전역에서 12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시위로 경찰 50명과 시위 참가자 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