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4~5곳만 'IB 기준' 충족…중소형사는 '신사업 기회'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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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재편되는 증권업계 -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위원
내년 증권업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우선 대외 여건은 위기 요인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대표된다. 반면 정부의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대형 증권회사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험자산 선호 약화 우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는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거시경제(매크로) 지표와 자본시장의 환경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증권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증권사 이익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은 하락추세에 있다.금융상품 판매의 부진과 순자산가치 감소로 펀드나 자문형랩 등의 보수와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시중 금리가 출렁이면서 채권 평가손익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대외 경제 상황이 안정된다면 확대된 평가손실 등이 원상회복되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늘어난 점도 수수료 수익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위기 이후의 회복 탄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IB 육성 필요성 고조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권업종,정확히 말해 대형 증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도 장기금리의 하락 추세는 안전자산의 선호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부동산 신화의 몰락과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는 개인의 금융·비금융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옮겨오도록(flight to yield) 할 것이다.
다만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신뢰도 있는 ‘플레이어(증권사)’가 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자본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융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즉 투자자의 속성(소득 연령 위험선호도 등)에 맞는 금융상품이 제대로 구성(라인업)되지 않고 있다. 감내할만한 위험에 맞는 기대수익의 상품들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예금 및 저축성 보험 등에서 이탈한 자금이 제대로 된 대체 투자 수단을 찾지 못하고 부동화하면서 단기 쏠림이 반복되고 있다.최근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 고객종합자산관리계좌(CMA) 랩(Wrap) 등 신상품의 성공은 본질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위험과 수익률을 기반으로 상품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정책 당국은 올해 초부터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을 통해 은행권에 집중된 시중 유동자금의 흡수가 필요하며 이를 개발,위험인수,상품화하는 역할을 맡을 신뢰도 있는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대형 증권사 성장 여건 조성
정부 정책의 방향은 △헤지펀드 등 새로운 상품의 개발을 허용하고 △자기자본 위험관리 능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회사를 투자은행으로 지정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업무영역에 차별을 두는데 있다. 여기에 대체거래시스템(ATS·Alternaive Trading System)을 도입하는 등 시장 인프라를 개혁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신뢰할만한 증권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다른 금융권에 비해 왜소한 자기자본 규모와 과당 경쟁의 해소가 선결돼야 한다.특히 증권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경쟁 구조다.새로운 금융상품이 시장을 형성해도 가격경쟁에 의한 수익성 악화가 반복돼 증권사들의 수익성 제고는 정체돼 왔다.
다행스럽게도 내년을 기점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 당국이 제시한 대형 투자은행의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기준은 현실적으로 상위 4~5개 증권사만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 증권사에 정책의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본을 늘리는 이유는 성장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향후 자기자본 3조원은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사업에 있어 기준선이 된다.
자기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신규 업무영역이 구분되면서 증권사 간의 상하위 그룹이 명확하게 나뉘는 계기가 마련됐다.대형사가 우선 시장을 개척하고 나면 후발 중소형 증권사의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던 현상이 반복되지는 않게 될 것이다.나머지 증권사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신규사업에서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증자에 따른 단기적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과점적인 신규사업 허가(라이선스)를 받게 됨으로써 차별적인 성장 동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불안한 대외변수와 시장 상황으로 인해 단기적인 이익과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으나,대형 증권사 중심의 장기적인 성장 여지는 열려 있다.상위 증권사 중심의 차별적인 주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길원 < 대우증권 연구위원 gilwon.jeong@dwsec.com >
◆위험자산 선호 약화 우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는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거시경제(매크로) 지표와 자본시장의 환경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증권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증권사 이익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실제로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은 하락추세에 있다.금융상품 판매의 부진과 순자산가치 감소로 펀드나 자문형랩 등의 보수와 수수료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시중 금리가 출렁이면서 채권 평가손익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대외 경제 상황이 안정된다면 확대된 평가손실 등이 원상회복되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거래대금이 늘어난 점도 수수료 수익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위기 이후의 회복 탄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IB 육성 필요성 고조
장기적인 관점에서 증권업종,정확히 말해 대형 증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무엇보다도 장기금리의 하락 추세는 안전자산의 선호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부동산 신화의 몰락과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는 개인의 금융·비금융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옮겨오도록(flight to yield) 할 것이다.
다만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신뢰도 있는 ‘플레이어(증권사)’가 등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자본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융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즉 투자자의 속성(소득 연령 위험선호도 등)에 맞는 금융상품이 제대로 구성(라인업)되지 않고 있다. 감내할만한 위험에 맞는 기대수익의 상품들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예금 및 저축성 보험 등에서 이탈한 자금이 제대로 된 대체 투자 수단을 찾지 못하고 부동화하면서 단기 쏠림이 반복되고 있다.최근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 고객종합자산관리계좌(CMA) 랩(Wrap) 등 신상품의 성공은 본질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위험과 수익률을 기반으로 상품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정책 당국은 올해 초부터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자본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을 통해 은행권에 집중된 시중 유동자금의 흡수가 필요하며 이를 개발,위험인수,상품화하는 역할을 맡을 신뢰도 있는 증권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대형 증권사 성장 여건 조성
정부 정책의 방향은 △헤지펀드 등 새로운 상품의 개발을 허용하고 △자기자본 위험관리 능력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회사를 투자은행으로 지정해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업무영역에 차별을 두는데 있다. 여기에 대체거래시스템(ATS·Alternaive Trading System)을 도입하는 등 시장 인프라를 개혁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신뢰할만한 증권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다른 금융권에 비해 왜소한 자기자본 규모와 과당 경쟁의 해소가 선결돼야 한다.특히 증권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경쟁 구조다.새로운 금융상품이 시장을 형성해도 가격경쟁에 의한 수익성 악화가 반복돼 증권사들의 수익성 제고는 정체돼 왔다.
다행스럽게도 내년을 기점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책 당국이 제시한 대형 투자은행의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 기준은 현실적으로 상위 4~5개 증권사만 달성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 증권사에 정책의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대형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본을 늘리는 이유는 성장에 대한 기대와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향후 자기자본 3조원은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신규 사업에 있어 기준선이 된다.
자기자본 규모를 기준으로 신규 업무영역이 구분되면서 증권사 간의 상하위 그룹이 명확하게 나뉘는 계기가 마련됐다.대형사가 우선 시장을 개척하고 나면 후발 중소형 증권사의 가격경쟁으로 수익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던 현상이 반복되지는 않게 될 것이다.나머지 증권사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신규사업에서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증자에 따른 단기적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과점적인 신규사업 허가(라이선스)를 받게 됨으로써 차별적인 성장 동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불안한 대외변수와 시장 상황으로 인해 단기적인 이익과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으나,대형 증권사 중심의 장기적인 성장 여지는 열려 있다.상위 증권사 중심의 차별적인 주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길원 < 대우증권 연구위원 gilwon.jeong@dwse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