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줄고 '환율 난기류'…대한항공, 5년 만에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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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글로벌 경기침체 선제대응
화물 성수기 9월 들어 수송량 오히려 감소
"美ㆍ유럽 노선 늘렸는데…" 여객 부문 타격 '비상'
화물 성수기 9월 들어 수송량 오히려 감소
"美ㆍ유럽 노선 늘렸는데…" 여객 부문 타격 '비상'
대한항공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15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직원(운항승무원과 해외 근무 직원 등 제외)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18일 발표했다.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퇴직금 이외에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최대 24개월의 위로금과 퇴직 후 최장 2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2003년과 2004년에는 사스 및 이라크전의 영향으로,2006년에는 고유가로 인한 경영난을 겪었을 때도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인한 실적악화에 대비,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향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대기업들의 희망퇴직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항공화물 내년까지 침체"
대한항공 실적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항공 화물 수송량의 감소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화물수송량은 10만422t으로 전년 대비 8.7% 줄었으며,올 상반기 화물 매출 역시 1조7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감소했다. 대한항공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이른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전통적 항공화물 성수기인 9월로 접어들면서 수송량이 반등하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줄었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내년까지 항공화물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으로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4일 1208원20전까지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장중 1200원을 돌파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와 유류 도입에 따른 외화 부채가 많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환율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6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6503억83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44.3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 환율 주시
항공 여객 수는 아직까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여객부문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비상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반기 마감환율은 1070원으로 연초 대비 떨어져 환차익을 봤지만 환율이 1200원대로 가면 이익을 다 반환하고 손해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12월 말 마감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비자면제 프로그램 확대 등에 따른 수요증가를 겨냥,미국과 유럽 노선을 확장해 놓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뉴욕과 파리에 이어 지난 11일 인천~LA 노선에 A380을 투입했다.
이 항공사는 올해 중장거리 노선에서 유리한 초대형 여객기 A380 5대 등 17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한다. 그동안 중단거리에 치중했던 아시아나항공도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 그 부작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2009년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때문에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환율이 급등할 때는 그냥 앉아만 있어도 부채가 늘어나는 게 항공사업의 특징인데 (금융권은) 업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재무개선 약정으로 인해 중 · 장기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가 높아져 투자하려 해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대한항공은 15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직원(운항승무원과 해외 근무 직원 등 제외)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18일 발표했다.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퇴직금 이외에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최대 24개월의 위로금과 퇴직 후 최장 2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2003년과 2004년에는 사스 및 이라크전의 영향으로,2006년에는 고유가로 인한 경영난을 겪었을 때도 희망퇴직과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고환율 고유가 등으로 인한 실적악화에 대비,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향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대기업들의 희망퇴직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항공화물 내년까지 침체"
대한항공 실적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항공 화물 수송량의 감소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화물수송량은 10만422t으로 전년 대비 8.7% 줄었으며,올 상반기 화물 매출 역시 1조7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감소했다. 대한항공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이른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전통적 항공화물 성수기인 9월로 접어들면서 수송량이 반등하는 게 일반적인데 오히려 줄었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내년까지 항공화물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으로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4일 1208원20전까지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장중 1200원을 돌파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와 유류 도입에 따른 외화 부채가 많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도 환율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환율이 10원 오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6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영업이익은 6503억83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44.39%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 환율 주시
항공 여객 수는 아직까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 여객부문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비상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반기 마감환율은 1070원으로 연초 대비 떨어져 환차익을 봤지만 환율이 1200원대로 가면 이익을 다 반환하고 손해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12월 말 마감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비자면제 프로그램 확대 등에 따른 수요증가를 겨냥,미국과 유럽 노선을 확장해 놓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뉴욕과 파리에 이어 지난 11일 인천~LA 노선에 A380을 투입했다.
이 항공사는 올해 중장거리 노선에서 유리한 초대형 여객기 A380 5대 등 17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한다. 그동안 중단거리에 치중했던 아시아나항공도 올 들어 미국과 유럽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 그 부작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2009년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 때문에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환율이 급등할 때는 그냥 앉아만 있어도 부채가 늘어나는 게 항공사업의 특징인데 (금융권은) 업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재무개선 약정으로 인해 중 · 장기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가 높아져 투자하려 해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