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대란 없었지만…직장인 우려에 편의점 매출 껑충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음식점 업주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18일 우려하던 '점심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청파동 기사식당 거리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점심을 먹고 나가는 택시 운전기사들로 거리가 번잡하다. 차도에 걸려 있는 '죄송합니다! 시민 여러분 10월18일은 점심영업을 하지 않습니다!'란 플래카드가 무색하게 김밥집 한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사식당이 문을 열었다.

묵은김치 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씨(53)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인들인데 어떻게 문을 닫냐"며 "종업원 10명 중 한 명만 여의도 집회현장으로 보내고 장사는 그대로 한다"고 밝혔다.
점심대란 없었지만…직장인 우려에 편의점 매출 껑충
청파동 기사식당 거리의 음식점 점주들은 대부분 김 씨처럼 직원이나 사장이 여의도 집회에 참가하고 가게를 정상 영업했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음식점을 방문한 김동일 씨(45)는 "혹시나 자주가는 기사식당이 문을 닫았을까봐 동료들한테 물어보고 왔다"며 "아직 문 닫은 식당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남영동 생선구이집에서 일하는 조모씨(42)는 "카드 수수료 문제는 우리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지만 가게 영업은 고객과의 약속이어서 어길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음식점이 대부분 정상 영업을 하는데도 편의점 도시락의 판매량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의 한 편의점 점주는 "오전 9시부터 2시까지 평소보다 20% 가량 더 많은 도시락이 팔렸다"며 "점심대란을 우려한 직장인들이 오전에 도시락을 사가지고 갔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강남, 서초, 송파, 종로, 중구 지역 점포의 매출은 전주동기대비 20.3% 증가했다. 객수도 12.2% 늘었다.

점심 식사를 대신하기 위해 식사 대용식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도시락 매출은 57.8%, 삼각김밥 23.4%, 컵라면 22.1%, 유음료 18.9%, 빵 15.9% 신장했다.

특히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강남, 서초 지역의 경우 매출이 전주 대비 23.5%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앞서 음식점 업주 10만명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며 18일 하루 동안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 인해 직장인이 끼니를 떼우기 힘들어지는 '점심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날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가 열린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는 오후 2시까지 업주 7만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