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고음 울리는 기업 자금사정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의 돈가뭄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최근 대한상의가 조사한 4분기 자금사정지수(FBSI) 전망치는 92로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대기업의 FBSI가 3분기 105에서 99로 낮아져 기준치(100)를 밑돌았고,중소기업은 95에서 90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그 원인으로 매출감소(57.1%)를 비롯 제조원가 상승(29.2%),수익성 감소(13.7%)를 꼽았다. 한국은행의 9월 중소기업 자금사정 경기실사지수(BSI)는 두 달째 83에 그쳤다. 지금도 나쁘지만 앞으로 더 경색될 것을 걱정하는 중소기업들이 훨씬 많다는 얘기다.
기업 자금시장의 이상기류는 진작부터 감지돼 왔다. 상장사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632개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 6월 말 48조1330억원으로 작년 말(52조940억원)에 비해 4조원가량 줄었다. 중소 상장사 5곳 중 1곳은 현금성 자산이 50%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좋을 때 챙겨둔 현금을 곶감 빼먹듯 꺼내 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우량 대기업들까지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설 정도다.
최근 5개월 새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이 15조원이나 급증했다. 작년 2조4000억원 줄었던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올 들어 9월까지 17조5000억원 늘어난 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기류는 글로벌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환율이 급등한 게 주요인이란 점은 설명이 필요없다. 일본 닛케이는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가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부품 ·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에 직면하게 돼 더욱 취약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당장 돈줄이 꽉 막혔거나 시장금리가 급등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어음부도율은 사상 최저수준이고 은행의 대출창구나 증권사를 통한 CP 발행도 아직은 문제없다. 그래서 금융당국의 상황인식도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자금 공급 주체였던 기업들이 다시 수요 주체로 전환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볼 대목이다.
기업들이 자금사정 악화를 걱정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은행들이 위기 때마다 자금 지원은커녕 비올 때 우산까지 빼앗아간 트라우마 탓이다. 낙후된 금융이 언제든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기에 기업들 스스로 방비를 갖출 수밖에 없다. 실로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은 후진성이다.
기업 자금시장의 이상기류는 진작부터 감지돼 왔다. 상장사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632개 상장사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 6월 말 48조1330억원으로 작년 말(52조940억원)에 비해 4조원가량 줄었다. 중소 상장사 5곳 중 1곳은 현금성 자산이 50%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좋을 때 챙겨둔 현금을 곶감 빼먹듯 꺼내 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우량 대기업들까지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설 정도다.
최근 5개월 새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이 15조원이나 급증했다. 작년 2조4000억원 줄었던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올 들어 9월까지 17조5000억원 늘어난 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기류는 글로벌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환율이 급등한 게 주요인이란 점은 설명이 필요없다. 일본 닛케이는 수출 위주인 한국 경제가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부품 ·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에 직면하게 돼 더욱 취약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당장 돈줄이 꽉 막혔거나 시장금리가 급등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 어음부도율은 사상 최저수준이고 은행의 대출창구나 증권사를 통한 CP 발행도 아직은 문제없다. 그래서 금융당국의 상황인식도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자금 공급 주체였던 기업들이 다시 수요 주체로 전환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볼 대목이다.
기업들이 자금사정 악화를 걱정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은행들이 위기 때마다 자금 지원은커녕 비올 때 우산까지 빼앗아간 트라우마 탓이다. 낙후된 금융이 언제든 위기를 증폭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기에 기업들 스스로 방비를 갖출 수밖에 없다. 실로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은 후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