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신발끈을 다시 한 번 동여맸다.

남은 열흘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에서다.

박 후보 측은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내심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선거 초반 명확한 우위에서 혼전 양상으로 접어든 만큼 조금도 방심할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박 후보 측은 앞으로의 선거전략을 '방어모드'에서 '공세모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실제 15일에는 학력 위조 의혹 등을 제기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안형환 대변인과 무소속 강용석 의원을 고소하는 등 강력대응했다.

박 후보 측은 나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선거 기간 터져 나온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논란 등을 소재로 정권심판론도 전면에 내걸 방침이다.

특히 이번 선거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인해 실시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이번 선거의 구도를 '복지 대 반(反)복지', '구(舊)정치 대 신(新)정치'로 단순화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전시행정ㆍ콘크리트행정이 아닌 '사람 중심의 서울시정'을 펼치겠다는 점도 중점 홍보 항목이다.

박 후보 측은 특히 선거운동에 있어서 기존의 관행을 탈피한 `새로운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박 후보는 정치인들이 대거 유세차에 올라 일방적으로 정견발표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이 유세차에 올라 직접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참여형 토크' 방식의 선거운동을 택했다.

선거 캠프도 자원봉사자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하고,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등 시민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넓혀가고 있다.

박 후보는 특히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유세차량을 이용해 서울시내 전 지역을 돌고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젊은층 표심을 자극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범야권 유력주자들의 직ㆍ간접적인 지원은 박 후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송호창 대변인은 "선거가 중ㆍ후반으로 가면 나 후보가 어느 정도 따라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박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지기 시작하면 지지율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