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질주하던 中, 경제성장 둔화 조짐…'중진국 덫'에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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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7주년 특별기획 1부 - 성장 멈추면 위기 온다
(4) 한국, 중진국 함정서 벗어나라
빈부격차 등 압축성장 모순 누적
임금 급등…일자리 美에 뺏길판
(4) 한국, 중진국 함정서 벗어나라
빈부격차 등 압축성장 모순 누적
임금 급등…일자리 美에 뺏길판
후진국 또는 신흥시장국이 중진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다. 농림수산업에 산재해 있는 잠재적 실업자를 교육해 제조업의 일꾼으로 바꿔가면 된다.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이 그랬다. 중국은 그 과정을 밟아가는 중이다. 중국 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지난해까지 30여년간 연평균 9.9%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특히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은 물가상승률을 평균 2.3%로 묶으면서도 연평균 10.7%의 고속질주를 해왔다. 덕분에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78년 155달러에서 2010년 4328달러로 28배 증가했다. 올해도 9%대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중국경제'의 저자인 리산퉁(李善同)국무원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중 · 서부 지역에 대한 투자와 내수시장 성장 등을 감안하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중국은 향후 5년간 연평균 8~9%의 고속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중진국의 탈을 벗어던지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업,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제조업의 임금 급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중진국의 함정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1만달러 사이에서 국가발전 모델의 전환을 이루지 못해 성장이 후퇴하는 현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이 197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선 뒤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가리켜 제시한 개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높아지는 임금 비용으로 2020년까지 300만개 일자리가 미국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미국의 제조업이 국제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분배 확대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도 커진다. 한국에선 지역균형발전론이 대두됐고,중국에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를 먼저 발전시키자는 선부론(先富論)에서 전체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균부론(均富論)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원저우와 광저우 등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노동운동은 중국 경제가 구조조정 없이는 고도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임금의 노동집약적 산업은 더이상 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잠복돼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위안화 상승,부동산 거품붕괴 조짐 등으로 중국에서 중진국 함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중국이 구조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도 혁신이 없는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평론가인 쉬펑후이는 "국영기업의 독점을 무너뜨려 민영기업에 길을 열어주지 않는 한 기술혁신은 불가능하다"며 "정부도 규제를 철폐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야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1960년대와 70년대 한국이 그랬다. 중국은 그 과정을 밟아가는 중이다. 중국 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지난해까지 30여년간 연평균 9.9%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유지해왔다.
특히 2001년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은 물가상승률을 평균 2.3%로 묶으면서도 연평균 10.7%의 고속질주를 해왔다. 덕분에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978년 155달러에서 2010년 4328달러로 28배 증가했다. 올해도 9%대 성장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중국경제'의 저자인 리산퉁(李善同)국무원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중국 중 · 서부 지역에 대한 투자와 내수시장 성장 등을 감안하면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중국은 향후 5년간 연평균 8~9%의 고속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중진국의 탈을 벗어던지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업,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들은 제조업의 임금 급등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중진국의 함정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1만달러 사이에서 국가발전 모델의 전환을 이루지 못해 성장이 후퇴하는 현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르헨티나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국가들이 197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선 뒤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가리켜 제시한 개념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높아지는 임금 비용으로 2020년까지 300만개 일자리가 미국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미국의 제조업이 국제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분배 확대에 대한 사회적인 압력도 커진다. 한국에선 지역균형발전론이 대두됐고,중국에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를 먼저 발전시키자는 선부론(先富論)에서 전체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균부론(均富論)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원저우와 광저우 등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노동운동은 중국 경제가 구조조정 없이는 고도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임금의 노동집약적 산업은 더이상 중국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잠복돼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위안화 상승,부동산 거품붕괴 조짐 등으로 중국에서 중진국 함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최근 중국이 구조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도 혁신이 없는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평론가인 쉬펑후이는 "국영기업의 독점을 무너뜨려 민영기업에 길을 열어주지 않는 한 기술혁신은 불가능하다"며 "정부도 규제를 철폐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야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