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삼성증권이 대형 투자은행(IB) 지정 요건(자기자본 3조원)을 갖추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11일 전문가들은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삼성증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4000억원 규모(보통주 960만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2000억원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유상증자 규모는 대형 증권 3사 중 가장 합리적인 규모"라며 "주주가치 희석화를 최소화하면서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포함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에 요구되는 적정 규모"라고 평가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리스크 회피적인 자본운영 기조를 유지하고, 잉여자본도 많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준(투자은행 기준 3조원)만 충족시키기 위한 의지로 해석된다"며 "증자 후 주당순자산(BPS(Actual))은 4만2524원으로 기존 4만2642원과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15% 할인된 발행가가 BPS를 크게 밑돌기 않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유증에 따라 ROE가 0.7~0.9%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미 대우증권의 유상증자 발표 이후의 주가하락으로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증권의 깜짝 유상증자 결의 이후,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유증 우려는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반영됐다"며 "우리투자증권은 실제 증자가 확정되자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반등한 바 있다"고 전했다.

손 연구원은 "기존 주식수 대비 신규 주식수 비중을 나타내는 유상증자비율은 대우증권이 66.9%, 우리투자증권이 44.1%, 삼성증권이 14.4%"라며 "증자에 따른 ROE 하락 또한 대우 -1.6%포인트, 우투 -0.9%포인트, 삼성 -0.7%포인트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반등 여력은 주주가치 희석 규모와 반대로 삼성 우투 대우 순으로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