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이익이 올해보다 15% 좋아진다?'

비관적인 내년 국내 경기 전망과 달리 증권가의 내년 기업이익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에 우호적인 애널리스트들의 태도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결산 법인 115개사에 대한 증권사들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총 102조원(IFRS 연결 기준)으로 올해 추정치(88조원)보다 15.70% 많다. 컨센서스대로라면 내년 순이익은 80조원으로 올해(69조원)보다 15.80% 늘어나고,매출은 1337조원으로 올해(1239조원)보다 7.87%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실적 전망은 최근 경제 분위기와는 '온도 차'가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일본 대지진에 따른 반사이익 소멸 등으로 내년 수출 증가율이 올해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4.0%로 올해 4.2%에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현상을 놓고 '매도' 의견에 소극적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경기 하강 국면에서 기업이익 컨센서스의 하향 조정이 늦게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애널리스트들의 내년 실적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 달간 3분기 기업 순이익 추정치는 9.60% 급감했지만 내년 순이익 추정치는 4.7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이익 전망을 맹신하기보다 환율 유가 등 거시 변수의 즉각적인 영향을 감안하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