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원(F1)의 '차세대 황제' 제바스티안 페텔(24 · 독일)이 한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다.

최연소 F1 시즌 2연패를 달성한 페텔이 전남 영암 인터내셔널서킷에서 14~16일 열리는 F1 코리아그랑프리에 출전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레드불팀 소속인 페텔은 9일 일본 스즈카에서 열린 F1 일본그랑프리에서 3위에 오르며 올 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올해 치러진 15개 대회에서 9번 우승해 남은 4개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2년 연속 종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24세98일에 최연소 시즌 2연패를 기록하며 페르난도 알론소(2006년 25세 · 스페인 · 페라리)의 종전 기록도 깼다.

그는 레이싱에서 최연소 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의 뒤를 이을 유력한 선수로 손꼽힌다. 독일 호펜하임에서 태어난 그는 누나의 손에 이끌려 8세 때 카트로 모터레이싱에 입문해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2003년엔 바퀴가 밖에 나와 있는 오픈휠카를 몰기 시작해 17세였던 이듬해 20라운드 중 18경기에서 1위를 기록하며 독일 포뮬러 BMW챔피언십에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엔 F1의 아래 단계인 F3 유로시리즈에서 시즌 5위를 기록했으며 이듬해 2위에 오르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07년에는 F1 미국그랑프리에 데뷔했으며 8위로 F1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F1 2년차인 2008년엔 이탈리아그랑프리에서 첫승을 거두며 최연소 우승 드라이버가 됐다.

물이 오른 그는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5승을 거두며 최연소 시즌 우승 기록을 작성,최고의 드라이버 반열에 올랐다.

프로 선수에게 실력은 곧 돈과 직결된다. 페텔의 연봉은 지난해 350만유로에서 올해 1000만유로(160억원)로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메르세데스 등 여러 팀이 그를 잡기 위해 노력한 점과 올해 24세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연봉킹'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재 최고연봉 선수는 알론소로 소속팀 페라리로부터 3000만유로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텔과 알론소의 대결은 영암에서도 이어진다. 지난해 F1 코리아그랑프리에서는 알론소가 역전 우승을 거두며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페텔은 빗속에서 탈락했었다. 슈마허의 한 시즌 최다 우승(13승) 기록을 깨기 위해서는 페텔이 코리아그랑프리를 포함한 나머지 4개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 페텔이 명예회복과 기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영암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6억명의 F1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