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 시장서 입지 '탄탄'…아동복 자회사는 장기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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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심층분석 -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 hyeseung.chung@hmcib.com
분유 안전성 이슈로 시장 침체
하반기 점유율 회복 주력 전망
아동복 '제로투세븐' 中 안착
회사 전체 수익에 효자 노릇
분유 안전성 이슈로 시장 침체
하반기 점유율 회복 주력 전망
아동복 '제로투세븐' 中 안착
회사 전체 수익에 효자 노릇
매일유업은 조제분유, 시유, 가공유, 발효유치즈 등의 유제품과 과즙음료를 제조·유통하는 유가공 업체다. 국내 시장에서 흰우유 15%(올 상반기 기준), 가공유 18%, 조제분유 21%, 발효유 9.5%, 커피(RTD) 10.6%를 점하고 있다. 유가공 제품 외에도 최근 육아식품, 와인, 유아복, 외식사업 등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매일유업은 저지방 우유, 유기농 우유, 프리미엄 발효유(퓨어), 특수분유 등의 제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면서 국내 프리미엄 유가공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분유 안전성 이슈가 나오면서 매일유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분유 판매가 둔화돼 올해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은 부진 예상
올해 매일유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 성장한 95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안전성 이슈로 인해 분유 매출이 전년 대비 23%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원유 가격이 ℓ당 130원(프리미엄유는 138원) 인상되면서 매출원가도 상승한 데다 두유 커피 치즈 담합과 관련해 세 차례 부과된 과징금이 올해 실적에 반영돼 영업이익은 115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39%까지 상승했던 매일유업의 분유 점유율은 20%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분유가 안전성 이슈로부터 회복하는 데 3분기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유업의 분유 시장 점유율이 반등하는 시점은 연말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2009년까지 매출의 20%를 차지하던 분유는 지난해 14.9%에서 올해는 10.9%까지 축소될 전망이다. 과거 이 회사의 높은 분유 점유율을 감안할 때 점유율 확대 여력은 큰 편이다. 분유 점유율 회복 가능성이 매일유업의 실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분유 부문의 마케팅 활동을 최대한 절제했던 상반기와 대조적으로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분유 마케팅 활동을 펼쳐 시장 점유율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 인상이 실적 개선 변수
지난 8월 원유 가격 인상에 따라 분유를 제외한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 인상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올해 4분기 우유 가격이 15% 인상된다면 내년도 매일유업 매출은 전년 대비 9.1% 상승한 1조433억원, 영업이익은 262억원(영업이익률 2.5%)을 기록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
매일유업의 매출원가(지난해 기준)에서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81.5%다. 원재료 매입액의 57%가 원유 구입 비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유 가격이 10% 상승하면 연간 약 312억원(매출액의 3.3%)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원유 가격은 2008년 20.5% 인상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다 8월 19.6% 올랐다.구제역 확산에 따른 원유 생산량 감소와 사료 가격 상승이 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매일유업의 올해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73.1%로 예상된다. 다만 7월 원유 생산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는 등 원유 수급 상황이 타이트한 점을 고려하면 잉여 원유 발생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은 희박하다. 치즈 수입가격도 지난 6월부터 연말까지 할당관세(34%→0%) 혜택을 적용받아 3분기 이후 치즈 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보통 원유 가격 인상 후 제품가격 인상은 2~3개월이 소요된다.4분기 우유 가격 인상이 예상되지만 정부의 물가통제 정책으로 원가 상승에 대한 판매가격 전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 가능성을 단언할 수는 없다.가격 인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우유 발효유 치즈 등 기타 제품들의 판매가격 인상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자회사 제로투세븐은 장기 성장동력
5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은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어난 205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은 대형마트 위주로 공격적인 점포 확대를 지속하고 있고, 궁중비책 등 신규 브랜드의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진 덕분이다. 대형마트에 특화한 성장전략으로 지난해 말 기준 490개 수준이던 점포는 507개(7월 말 기준)까지 늘었다.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9.4% 증가한 536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인 궁중비책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에서 올해 약 15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2007년 622억원에 머물던 제로투세븐의 매출은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40.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 3년간 연평균 18.3%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제로투세븐은 100% 자회사인 영도칠무역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아동복 사업에도 진출했다. 아직 초기 사업 단계지만 백화점 위주의 고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중국 내 고가 아동복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제로투세븐은 수입 제품이 주를 이루는 중국 고가 아동복 시장을 겨냥해 우시 바바이반, 상하이 바바이반 등 A급 백화점에 ‘알로&루’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현지 판매가격은 국내 가격 대비 2~3배 비싼 수준이다. 중국 내 점포도 지난해 104개에서 올해 현재 125개로 늘어났고, 연말에는 전년 대비 73.1% 증가한 18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른 올해 중국 내 매출은 약 170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며, 영업이익 50억원과 영업이익률 11.8%를 내다보고 있다. 제로투세븐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내년도 매일유업 전체 순이익에서 제로투세븐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장기적인 투자전략이 바람직
지난 6개월간 매일유업의 주가는 29% 하락했다. 안전성 이슈로 인한 분유 부문 매출 급감, 원유 가격 인상, 담합 과징금 등 잇따른 악재로 매일유업의 연간 실적은 부진할 예상이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과 분유 점유율 회복에 따른 수익 개선, 향후 3년간 연평균 18.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로투세븐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내년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다. 프리미엄 유가공 업계 선두주자로서 매일유업의 탄탄한 시장 입지와 자회사 제로투세븐의 높은 성장성 등을 감안해 단기적인 실적 대신 장기적 관점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 현재까지 분유 점유율이 반등할 기미가 없고, 하반기 물가 상승 우려로 유제품 판매가격 인상 가능성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요인들이 확인된 이후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