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지식공유 콘퍼런스에 참석,한국 정부를 대표해 축사와 만찬사를 할 예정이다.

윤 전 장관이 지난 5월 퇴임 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콘퍼런스는 재정부와 ADB가 함께 개도국에 한국의 개발 경험 · 지식을 전수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 5월 맺은 지식공유화사업(KSP)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윤 전 장관은 1999년부터 5년간 ADB에서 이사직을 수행했다. ADB와 MOU 체결은 장관이던 올초 이뤄졌다.

윤 전 장관이 ADB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의 경제 발전 경험을 아시아 국가에 알리는 것인 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ADB에서 먼저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며 "윤 전 장관도 행사 취지를 듣고는 흔쾌히 맡아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가 윤 전 장관의 본격적인 공식활동 복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윤 전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드는 등 사이버 공간에서 지인들과 연락하고 은퇴생활에 푹 빠져 있다는 것.

윤 전 장관은 퇴임 당시 40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금융위원장 등 주요 공직을 두루 거친 데다 국제 인맥도 두터워 퇴임 후 활동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쉬고 싶다"며 다른 직책을 일절 맡지 않았다.

재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전 장관은 지금 가족과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 일정은 선의의 행사일 뿐 다른 목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