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4대강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마무리 공정에 들어가면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월 말 개통되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96%,12월 준공되는 4대강사업은 8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매주 절반 이상 찾는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66)을 과천에 있는 수도권지역본부에서 최근 만났다. 김 사장은 "그동안 철도 도로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시설과 달리 투자를 등한시해온 강에 투자를 이제야 집중한 것인데,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수해가 나면 복구하는 임기응변식의 강 관리가 매년 재난피해로 이어졌다"며 "4대강사업과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마무리되면 반복되는 수해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4대강사업이 정부가 강조한 만큼 효과가 날까요.

"4대강사업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수자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동시에 치수대책을 수해복구 위주에서 사전예방으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13억t의 용수가 추가로 확보되고 홍수조절능력도 9억2000만t 증대됩니다. 강 주변의 수변공간은 문화,예술,관광,레저 등의 복합 여가공간으로 바뀝니다. 준공 후에는 다목적댐과 보의 연계 운영을 통해 가뭄,홍수 등 재난에 대비하는 물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것 입니다. 지난해 말 제정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역특성과 수요에 맞춰 하천주변을 계속 환경친화적으로 만들겠습니다. "

▼4대강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그렇게 볼 필요가 없어요. 4대강사업은 물 안보를 확보해 '물 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켜봤듯이 올해는 대규모 태풍과 집중호우가 많았죠.하지만 하천준설(4억3000만㎥)로 홍수 시 수위를 2.1~3.8m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 지난 6월의 태풍 메아리와 7월의 집중호우 때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 또 자전거길,수상레저,문화관광지 등 국민 여가 수요도 충족시킬 것입니다. 16개 보에 설치되는 소수력발전소를 통해 연간 2억8000만?i의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47만배럴의 유류대체 및 15만t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가져다줄 겁니다. "

▼막대한 사업비가 투자되는 만큼 공사내부에서도 직원들 반대가 있었을 텐데….

"사업비 중 8조원을 우리 공사가 부담해야 했습니다. 노조는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설득 끝에 동의를 받았어요. 국가가 재정이 어려울 땐 국민의 도움으로 성장한 우리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노조를 설득했습니다. 결국은 흔쾌히 이해해주더라고요. "

▼경인 아라뱃길 사업도 정말로 필요한 것입니까.

"경인 아라뱃길 사업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고려 고종 때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굴포운하 건설을 처음 시도했고 조선 중종 때 김안로가 추진했지만 400m 암석구간을 뚫지 못해 실패했던 사업입니다. 10월 말 완공되면 800년이 지나서야 성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일대는 40%가 저지대로 매년 심각한 홍수피해를 입어왔는데 올해엔 피해가 없었어요. 향후 이 일대에서 홍수피해는 없을 겁니다. 물류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합니다. 볼폼없던 하천변은 뱃길을 따라 수상레저시설,인공폭포,마리나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 문화,레저가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수변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

▼경인 아라뱃길은 당장 적자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7월과 9월 부두운영사를 선정했고 물류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화물은 한진해운과 대한통운 등에서 컨테이너선 3척 및 화물선 6척을 투입해 중국 동남아와 연안항로를 운항합니다. 여객은 C&한강랜드,현대해양레저 등이 여객선 9척을 투입해 여의도,김포,인천,서해도서를 다니게 됩니다.

개항 초기 3년차(2014년) 물동량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검토한 계획 물동량의 93%에 이를 것으로 판단돼 항만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선사들과 물동량 확대를 위한 포트세일즈도 강화할 것입니다. "

▼최근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상업발전에 들어갔지요.

"총사업비 4958억원이 투입된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시설용량 25만4000㎾로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24만㎾)를 제치고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합니다. 연간 발전량은 소양강댐 발전량보다 1.56배 많은 5억5200만?i로 인구 50만명의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매일 시화호 저수용량의 절반인 1억4700만㎥의 해수교환이 이뤄져 수질(COD 2??) 개선효과도 큽니다. "

▼그린에너지 사업은 갈길이 멀어 보이는데 조력 외에 다른 사업은 어떻습니까.

"댐의 수면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합천댐에 10만㎾ 생산능력을 가진 수상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시험가동 중입니다. 조만간 50만㎾급을 추가 설치합니다. 시험가동에 성공하면 전국 댐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또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풍력발전 사업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현재 수력전기 생산량은 전체 전기사용량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지요. 그린에너지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020년엔 10% 비중으로 높아집니다. "

▼국내 환경기업들도 이제는 해외시장으로도 뻗어나가 '글로벌 물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 아닐까요.

"지난해 4830억달러(500조원)인 세계 물시장은 2016년엔 6100억달러(7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우리공사는 19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8개국에서 30개사업을 수행해 약 360억원의 실적에 머물렀습니다. 글로벌 물기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현재 지난 4월 수주한 150㎿ 규모의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사업 등 12개국에서 14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는 33개 해외사업을 수주하고 국내외 상하수도 서비스인구를 5000만명으로 확대해 베올리아 수에즈 등과 경쟁하는 세계 3대 물기업으로 성장시킬 것 입니다. "

▼한국이 물부족 국가라는 걱정이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 중 하나입니다. 2003년 국제연합(UN)이 발표한 국민 1인당 가용수원량을 보면 우리나라는 1453t으로 조사대상 153개국중 129위였습니다.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크고 지리적 특성으로 가뭄 시 사용수자원량이 부족합니다. 2016년엔 약 10억t의 물 부족이 예상됩니다. 이런 이유로 김천 부항댐, 포천 한탄강댐 건설 등의 수자원개발사업과 기존 23개 댐의 치수능력 증대사업을 2015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


◆ 김건호 사장은? 분당·일산신도시 건설 주도…현장실무 정통한 기술관료

기술직 관료로는 첫 건설교통부 차관을 역임했다. 도시 토지 도로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기술고시 1회 출신이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는 신도시기획관으로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건설을 주도했다. 2008년 7월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된 이듬해 89회,지난해 148회 현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주력해왔다. 올해도 아라뱃길사업과 4대강사업 현장을 거의 매일 찾고 있다.

○주요약력=△1945년 서울 출생 △경기고·서울대 토목공학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석사) △건설부 차관보(1993~94) △건설교통부 건설지원실장·수송정책실장(1994~97) △건설교통부 차관(1997~98) △한국공항공단 이사장(1998~2001)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2001~2005) △한국대댐회 회장(2008~현재)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