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때엔 기업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

정준양 포스코 회장(사진)은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 불안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털어놨다. 정 회장은 28일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착공식에 앞서 이스탄불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영현안에 대해 얘기했다.

정 회장은 "올 하반기가 되면 대지진 피해를 입었던 일본 자동차 산업이 회복되고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요소 등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대외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긍정적인 사업계획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에도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4분기 사업과 투자계획을 조정하는 쪽으로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시나리오 경영으로 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생산 규모는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일본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공업이 합병을 추진하는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포스코의 성장 전략 역시 규모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며 "당초 국내 4500만t,해외 2000만t을 합쳐 조강생산량을 총 6500만t으로 계획했으나 최근 들어 생산규모를 더 늘려 '6500만t+?g' 체제로 가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글로벌 생산벨트 구축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그는 "포스코는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앙아시아 지역 등을 아우르는 'U'축과 북 · 남미주 지역을 연결하는 'I'축,미지의 개척지 아프리카를 뜻하는 'A벨트' 등을 합친 'UIA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거점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터키 공장 착공은 U축의 완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날 이스탄불 인근 코자엘리주 이즈미트시에 연산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STS) 냉연공장을 착공했다. 총 3억5000만달러를 투자,2013년 4월 완공할 계획이다. 터키 정부가 전기,용수,천연가스,도로 등 인프라를 모두 조성해놓은 이즈미트 산업공단 내에 들어선다. 공장에서 10㎞ 떨어진 곳엔 데린제항구도 있다. 포스코는 공장을 완공하면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현지 스테인리스 시장을 선점하고 동유럽,중동 등 인접국의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터키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르노,피아트,포드,닛산,혼다 등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정 회장은 "국내 포항과 중국 장가항,태국 타이녹스 등을 합치면 스테인리스 조강생산량은 연간 290만t으로,터키 공장까지 더하면 유럽이나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세계 1위로서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가가치가 높은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비율도 2013년까지 80%로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스탄불=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