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D 직원이 점심시간만 되면 DJ로 변신하는 사연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직원이 DJ 맡아 사내 '음악방송' 진행…동료 사연ㆍ회사 소식 전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에 다니는 김성준(가명)씨는 요즘 점심시간만 되면 평범한 직장인의 옷을 벗고 화려한 DJ로 변신한다.
DJ하면 떠오르는 '별밤지기' 이문세 흉내를 내보기도 하고 '버터왕자' 성시경의 감미로운 음성으로 노래를 소개하기도 한다.
오늘 DJ 김이 선곡한 노래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이다.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서정적인 노랫말과 아름다운 선율이 회사 곳곳을 가득 채운다.
갤럭시S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아몰레드(AMOLED,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를 생산하는 아산시 탕정면에 위치한 SMD는 지난 7월부터 직원이 직접 DJ를 맡아 진행하는 음악방송을 시작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사업장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꾸고 직원들이 보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격일로 오후 12시20분부터 약 30분간 이어지는 음악방송에서는 남녀 직원 2명이 나란히 마이크를 잡고 이메일을 통해 미리 신청받은 동료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소개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은 점심을 먹으며 동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와 회사 소식을 듣고, 신나는 음악도 즐길 수 있다.
SMD 한 직원은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서로 간에 교류가 부족했는데 음악방송을 통해 많이 해소됐다"며 "점심시간이 더욱 즐거워지고 회사에 대한 사랑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SMD는 이번달 부터 회사 전체를 하나의 조형물로 꾸미는 작업도 시작했다.
사무실 유리창엔 80년 대 추억의 오락게임 캐릭터인 노란색 팩맨이 입을 벌리고 있고, 알록달록한 모양으로 꾸며진 '도널드 덕'도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 캐릭터들은 직원들의 책상 속에서 잠자고 있던 갖가지 색상의 포스트잇으로 연출된 것이다.
"최근 프랑스에서 유행처럼 번진 것을 응용한 것으로 인사팀이 먼저 제안해 각 부서별로, 신입사원 연수기수 별로 포스트잇을 통한 캐릭터 만들기에 경쟁이 붙었다"고 회사 관계자는 귀뜸했다.
현재 건물 각 층의 유리창은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색상의 약 5만개의 포스트잇으로 버블버블, 하트, 도라에몬 등 약 40여개의 만화 캐릭터로 꾸며져 있다.
신입사원 연수 기간 중에 포스트잇 장식에 참여한 한 직원은 "유리창에 예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다 보니 사무실이 아니라 마치 동화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며 "딱딱한 곳으로만 여겼던 회사생활이 더욱 즐거워 진 거 같다"고 얘기했다.
사무실에서 식당동으로 이어진 지하통로에는 사진ㆍ조형물 등 직원들이 만든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해 미술 갤러리로 변신했다.
'소통 갤러리'라 불리는 이곳은 보리줄기를 활용한 공예작품부터 핸드페인팅은 물론 지난 여름휴가 때 직원들이 찍은 가족 사진들로 채워져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