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대한 불안감에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9.79포인트(1.61%) 하락한 1만1010.90에서 거래를 마쳤다. 상승 출발했던 다우 지수는 장중 120포인트 이상 뛰었다가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결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24.32포인트(2.07%) 내린 1151.06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55.25포인트(2.17%) 하락한 2491.58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핀란드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또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이 오는 29일부터 그리스 구제금융 제공 관련 평가업무를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핀란드 의회를 포함한 9개 국가가 EFSF 증액안에 찬성했음에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독일 의회(29일)에서 증액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109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각국의 시각차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채무에 대한 민간 은행들의 헤어컷(원금 삭감) 비율을 기존에 합의한 21%보다 인상하느냐를 놓고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이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토마스 가르시아 주식거래책임자는 "시장은 유럽 채무 문제라는 가시방석에 앉아 있다"며 "유럽과 관련된 것이라면 아주 사소한 루머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한 쪽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가격 약세에 원자재, 화학주의 낙폭이 컸다. 종목별로는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와 AK스틸이 각각 4.9%, 8.4% 하락했다. 듀폰과 쓰리엠(3M)도 3%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은행주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4.9%, JP모건체이스 3.5%, 씨티그룹 3.9% 떨어졌다. 반면 아마존은 199달러의 태블릿PC '파이어'를 출시했다는 소식에 2.45%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사흘 만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24달러(3.8%) 떨어진 배럴당 8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