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지수는 정책변수에 일희일비하며 변동성 높은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위기 해결 결과를 지켜본 뒤 행동에 나거겠다는 '벙커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완화되며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 연속 동반 순매수에 나섰지만 프로그램 매물에 발목을 잡혔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럽발(發) 불안감이 재부각되며 나흘만에 하락했다. 유로존이 그리스 문제에 대해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오는 29일 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방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악재로 작용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보다 안정적인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독일 의회의 EFSF 확대안 통과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독일 내부의 정계와 법조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도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시장의 이목이 기대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는 변동성을 염두에 두되 이후 반등세가 전개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립 정부가 의회의 신임을 받지 못해 해체되면서 표결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우려됐던 슬로베니아 의회가 EFSF의 역할과 대출 여력 확대를 승인했다"며 "그리스도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부동산 특별세 신설 법안을 통과시키며 구제금융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여건들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리스 지원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을 감안할 때 그리스에 대한 자금지원 및 EFSF 증액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황나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도 "EFSF 증액의 경우 출자비중이 높고 유로존 내에서 영향력도 큰 독일에서 수정안 통과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10월 중 EFSF가 증액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새로운 악재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유로존 리스크는 차츰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투자전략도 향후 안도랠리를 염두에 두고 세워야 한다는 진단이다.

송 연구원은 "그리스에 대한 자금지원 및 유럽 재정안정기금 증액 문제가 긍정적으로 결정될 경우 안도랠리 성격의 반등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이 경우 낙폭과대 종목군 중에서도 자산가치 수준 이하에서 거래되는 종목군에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추천했다.

정인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지수가 단기 저점을 높이면서 박스권 상단선 돌파에 나서고 있고, 운송장비 업종지수는 박스권 하단선의 지지로 반등 시도에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들 업종지수가 중기 하락 추세선의 저항을 돌파한다면 반등 시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