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연합(EU)이 금융거래세를 2014년부터 도입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2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고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바로수 집행위원장이 제시한 금융거래세는 금융기관 거래 당사자 가운데 한쪽이라도 EU 회원국일 경우 주식과 채권 거래 시 거래가의 0.1%， 파생상품에 대해선 0.01%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금융기관 가운데 은행， 투자금융사， 보험회사， 연금펀드，주식 중개인，헤지펀드 등이 과세 대상이 된다. 일반 개인이나 소기업의 소규모 거래는 과세가 면제된다. 일반 단발성 외환거래는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외환 파생상품의 단발성 거래는 포함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전체 금융기관간 거래의 85%가 과세 대상이다. 집행위는 금융거래세가 도입되면 연간 570억유로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행위는 EU가 재정위기를 타개하고 대규모 구제금융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금융거래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5%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수 집행위원장은 “이제 금융산업이 사회를 위해 기여해야 할 때” 라며 “금융거래세는 공정성의 원칙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현 제도상 EU가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려면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승인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 등 일부 회원국이 반대해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금융산업이 발달한 영국의 경우 도입 원칙과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유럽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곳에서 동시에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에만 적용할 경우 런던에 몰려 있는 금융기관이 세금을 피해 미국， 홍콩 등으로 옮겨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집행위는 영국 등이 반대할 경우 EU 국가 중 유로존 회원국 17개국 만이라도 먼저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행위는 오는 11월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금융세 도입을 제안할 방침이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