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한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다. 다음달 10일까지 공모 방식과 규모 등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받은 뒤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다음달 중순께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연말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증시 상황을 지켜보며 상장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주관사는 현대차 계열의 HMC투자증권과 대형 증권사 한 곳이 공동으로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공모 규모는 지난해 5월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지분 91.13%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무제표상의 가치는 2조9547억원이다. 100%로 환산하면 3조2000억원을 웃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성장성과 자회사 지분 가치 등을 감안하면 최근 약세장 분위기를 반영하더라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소 5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반기 매출 8조6023억원,순이익 2803억원을 각각 올렸다.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약세장에서 상장을 강행하기로 한 이유는 신사업에 투자할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최근의 BTX 생산설비 증설 외에 향후 윤활기유 사업 등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4,5월께 상장할 계획"이라며 "제2고도화설비 건설에 3조원의 빚을 냈지만 이를 3년 안에 갚아 신사업에 주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